영화 ‘왕과 사는 남자’(장항준 감독)이 역대 34번째 1000만 관객 고지를 넘어섰다. 개봉 한 달이 지난 이후에도 관객 유입이 이어지며 이례적인 장기 흥행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입소문을 탄 ‘왕과 사는 남자’의 질주가 어떤 기록을 세울지 주목된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왕과 사는 남자’는 개봉 33일째인 8일 누적 관객수 1100만 명을 돌파했다. 이에 앞서 지난 6일 오후 개봉 31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역대 34번째 천만 영화이자 한국영화로는 25번째의 기록이다.
지난달 4일 개봉 후 31일만, 범죄도시(2024년) 이후 2년여 만의 천만 영화에 등극했다. 사극으로는 영화 ‘왕의 남자’(2005),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명량’(2014) 이후 네 번째 작품이다. 천만 달성에 걸린 일수로는 ‘명량’(1761만·12일), ‘극한직업’(1626만·15일), ‘신과함께-죄와 벌’(1441만·16일) 뒤를 잇는다.
통상 개봉일이 멀어질수록 관객 추이가 감소하지만, 왕과 사는 남자는 무서운 뒷심을 보이고 있다. 개봉 3주차 설 연휴, 5주차 삼일절 연휴가 득이 됐다. 주연진의 안정적인 연기력이 더해져 입소문을 탔고, 관객 수는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개봉 5주차에도 신규 관객과 N차 관람객들의 영화관 나들이는 계속됐다. 개봉 첫 주말엔 76만명, 2주차 주말엔 95만명, 3주차 주말엔 141만명, 4주차 주말엔 175만명이 봤다. 멀티플렉스 업체 관계자는 “현재 흥행 추이만 보면 1300만 관객도 충분해 보인다. 앞으로도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어 ‘왕과 사는 남자' 독주 체제가 유지될 것 같다”고 점쳤다. 이 추세대로라면 ‘서울의 봄’(2023)이 기록한 1312만 관객 고지도 머지않았다. 만일 ‘서울의 봄’을 넘어선다면 역대 영화 누적 관객 수 9위로 올라서게 된다.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를 배경으로 마을의 부흥을 위해 스스로 유배를 택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의 이야기를 그린 사극이다. 유해진, 박지훈, 전미도, 유지태 등이 출연해 세대를 아우르는 연기 앙상블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호평 속에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의 주역들에게도 뜻깊은 성과다. ‘라이터를 켜라’(2002)로 데뷔한 장항준 감독은 24년 만에 천만 감독에 올랐다. 광천골 촌장 엄흥도 역으로 열연을 펼친 유해진은 ‘왕의 남자’, ‘베테랑’, ‘택시운전사’, ‘파묘’에 이어 다섯 번째 천만 영화를 달성했다. 권력자 한명회 역의 유지태는 배우 인생 첫 천만 영화라는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 단종 이홍위 역의 박지훈은 첫 상업영화 데뷔작으로 천만 배우에 등극했다.
기대 이상의 성과에 영화계가 들썩이고 있다. 투자·배급사 쇼박스는 올해 초 멜로 영화 ‘만약에 우리’에 이어 ‘왕과 사는 남자’까지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며 기분 좋게 한 해를 시작했다. 동시에 ‘왕과 사는 남자’는 콘텐츠 제작사 SLL은 산하 비에이엔터테인먼트가 온다웍스와 공동 제작한 작품으로 비에이엔터테인먼트는 범죄도시 4에 이어 왕과 사는 남자로 두 편 연달아 천만 영화를 만들었다.
설 연휴였던 지난달 17일 ‘왕과 사는 남자’를 관람했던 이재명 대통령도 천만 관객 돌파를 축하했다. 이 대통령은 7일 엑스에 “2024년 이후 2년 만에 이룬 성과기에 더욱 뜻깊다. 한국영화의 새로운 도전과 빛나는 미래를 힘차게 응원한다”고 격려했다. 이어 “영화인들의 뛰어난 상상력과 이야기의 힘, 그리고 이를 아낌없이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서 함께 만든 값진 결실이다. 앞으로도 더 많은 이야기가 세상과 만나 사랑받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장항준 감독을 직접 만나 축하를 건넸다. 최 장관은 7일 SNS에 글을 올려 “‘왕과 사는 남자’는 겨울처럼 꽁꽁 얼어붙어 있던 우리 영화의 실낱같은 희망이자 따사로운 축복”이라며 한국영화계에 격려를 보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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