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가맹점이 먼저 살아야 한다”…부암김밥 김대영 대표가 ‘같음’을 확장하기로 한 이유

사진=부암김밥
사진=부암김밥

외식 프랜차이즈를 알아보는 예비 창업자들의 질문은 늘 비슷하다. “월 순이익은 현실적으로 얼마인가”, “초보도 가능한가”, “본사는 실제로 도와주나”, “식자재는 안정적인가”, “로열티·광고비·공급가 구조는 투명한가”, “바쁠수록 맛이 흔들리진 않나.” 결국은 생존의 질문이다. ‘유명한가’보다 ‘버틸 수 있나’를 먼저 묻는다.

 

부암김밥의 김대영 대표는 그 질문을 누구보다 절실하게 알고 있다. 지금은 10년 넘게 한 자리에서 ‘한결같다’는 평가를 받지만, 출발점은 화려하지 않았다. 

 

원래 프로골프 선수였던 그는 급작스러운 부상 이후 요식업 현장으로 방향을 틀어야만 하게 되었다. 원체 선택지도 적었지만 가족의 요식업 경험도 그의 결심에 불을 붙였고, 10년 전 김밥 가게를 하게 되었다. 그때 그는 전 주인에게 사정사정해 음식을 배웠다. 한참을 함께 하고 나서야 겨우 혼자 매장을 맡을 수 있었다. 새벽부터 마감까지 “내가 해내야 가족을 먹여 살린다”는 마음으로 버틴 시간이 지금의 부암김밥을 만들었다.

 

그는 프랜차이즈라는 단어가 주는 불편함, 무분별한 확장, 품질 저하, 점주 부담 등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그는 “제대로 하려면 지금 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만 부암김밥이 확장하려는 것은 메뉴가 아니라 ‘기준’이다. ‘꾸준함은 감성이 아니라 시스템’이라는 그의 말은 이번 인터뷰에서 더 구체적으로 이어졌다.

 

Q1. 대표는 오래도록 “같음을 지키는 가게”로 평가받아 왔다. 그런데 왜 지금 ‘확장’이라는 선택을 했나. 프랜차이즈는 오히려 ‘같음’을 깨뜨릴 위험이 큰 방식 아닌가.

 

A. 저도 그 위험을 알기 때문에 쉽게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프랜차이즈라는 단어가 싫어서 안 하려고 한 시간이 길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반대로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대로 된 방식으로만 한다면, ‘같음’을 망치는 게 아니라 지키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지금까지는 제가 매장에서 제 손으로 기준을 지켜왔죠. 그런데 제가 지키는 기준이 ‘개인기’로 남으면 어느 순간 끝납니다. 제가 아프면, 힘들면, 또는 제가 못 하면 사라져요. 그러면 부암김밥이 지켜온 것들도 같이 사라지겠죠. 그래서 저는 “늘리는 사업”이 아니라 기준을 시스템으로 남기는 사업을 하려고 합니다. 제대로 할 거면, 오히려 늦기 전에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고 봤습니다.

 

Q2. 예비 창업자들이 가장 먼저 묻는 건 “초보도 가능한가”다. 대표는 원래 음식을 거의 할 줄 몰랐고, 요식업이 처음이었다. 초보로 시작했던 사람이 보기에, ‘가능하다’는 말은 어디까지가 진짜인가.

 

A. 저는 “가능합니다”라는 말을 쉽게 하지 않습니다. 대신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초보가 가능하려면, 본사가 ‘초보가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제가 10년 전 처음 시작할 때는 구조가 없었어요. 전 주인에게 사정해서 배우고, 같이 일하면서 몸으로 익혔죠. 새벽부터 밤까지, 자면서도 머릿속으로 김밥을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때는 제가 실패하면 가족이 바로 힘들어지니까요. 이 경험 때문에 저는 초보 창업자에게 “마음만 있으면 된다” 같은 말은 하지 않습니다. 마음은 기본이고, 그 마음이 지치지 않게 해주는 운영 구조가 있어야 합니다. 교육, 동선, 레시피, 체크리스트, 피크타임 운영 방식까지요. 그걸 만들지 못하면 초보는 버티기 어렵습니다.

 

Q3. 그럼 ‘초보가 가능한 구조’의 핵심은 무엇인가. 많은 프랜차이즈가 매뉴얼을 말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바쁠 때 무너진다. 대표가 생각하는 재현성의 조건을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A. 저는 핵심을 세 가지로 봅니다. (1) 계량화, (2) 순서 고정, (3) 피크타임 단순화입니다. 김밥은 손이 빠르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반대로 봐요. 손이 빠르기 전에 순서가 같아야 합니다. 순서가 같으면 품질이 안정되고 품질이 안정되면 속도는 따라옵니다.

 

그리고 바쁠수록 메뉴나 공정을 늘리면 ‘같음’이 깨집니다. 그래서 피크타임에는 “해야 할 것”을 더 늘리는 게 아니라 반드시 지킬 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덜어내는 설계가 필요합니다. 저는 그걸 ‘같음을 지키는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Q4. 예비 점주 입장에서 가장 민감한 건 숫자다. “월 순이익이 얼마냐”를 묻는 이유는 생존 때문이다. 부암김밥 프랜차이즈가 숫자를 어떻게 제시할 생각인가. ‘좋은 말’이 아니라 계산 가능한 구조로 말해달라.

 

A. 저는 매출 자랑을 앞세우는 설명을 별로 믿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순이익이죠. 그래서 저희는 손익분기 매출(BEP)을 먼저 보여줄 겁니다. 임대료, 인건비, 배달 수수료, 로열티, 원가까지 반영해서 “하루에 어느 정도를 팔아야 버틴다”를 먼저 공개해야 한다고 봐요.

 

그리고 한 가지 더요. 본사가 돈을 버는 구조가 불투명하면 점주는 불안해집니다. 저도 그 입장이었고요. 그래서 저희는 본사 수익 구조를 점주가 이해할 수 있게 설계하려고 합니다. 가맹점이 먼저 안정적으로 돌아가야 본사도 오래 갑니다. 이건 철학이 아니라 사업의 현실입니다.

 

Q5. “본사가 실제로 도와주나”도 큰 질문이다. 오픈 때는 열심히 도와주다가, 이후에는 연락이 뜸해진다는 불만이 많다. 부암김밥은 운영 지원을 어떻게 ‘약속’으로 만들 생각인가.

 

A. 말로 “지원합니다”는 의미가 없습니다. 지원은 횟수와 시간으로 약속돼야 합니다. 저희는 오픈 후 90일을 ‘안정화 기간’으로 보고, 이 기간에 무엇을 점검할지 체크리스트를 고정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면 교육 재점검, 공정 재설정, 원가/폐기율 확인, 리뷰/컴플레인 유형 분석 같은 것들요.

 

또 슈퍼바이저가 현장에 얼마나 자주 오고, 문제가 생겼을 때 얼마나 빨리 대응하는지—이건 SLA(응답 기준)로 관리해야 합니다. 점주가 불안한 건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누가 내 편인가”를 모르기 때문이거든요.

 

Q6. 식자재와 원가도 예비 창업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다. “본사 공급가가 합리적인가”, “결품은 어떻게 하냐”, “품질이 떨어지면 책임은 누가 지냐” 같은 질문이다. 대표는 ‘정직’을 강조해왔는데, 그 정직이 공급망에서 어떻게 구현되나.

 

A. 저는 ‘정직’을 홍보 문구로 쓰고 싶지 않습니다. 정직은 원가·공급·레시피 정책으로 증명되는 거예요. 핵심 품목은 등급을 고정해야 합니다. 밥, 김, 주요 속재료 같은 것들은 브랜드의 뼈대이기 때문에 “오늘은 싸게”가 되면 안 돼요. 그리고 결품이나 품질 이슈가 생기면 숨기지 말고 표준 프로토콜대로 처리해야 합니다.

 

점주가 가장 싫어하는 건 “갑자기 바뀌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체재 기준, 반품/클레임 프로세스, 납기 기준을 명확히 하고, 문제 발생 시 책임 소재도 분명하게 하려고 합니다. 그래야 점주도 장사를 ‘예측 가능하게’ 할 수 있어요.

 

Q7. 결국 프랜차이즈가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는 “사람”이다. 채용이 어렵고, 숙련이 어렵고, 이직이 잦다. 대표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부암김밥의 교육은 무엇이 다른가.

 

A. 저는 교육을 “레시피 전달”로만 보면 실패한다고 봐요. 운영은 레시피만으로 안 돌아갑니다. 저희는 교육을 두 축으로 할 생각입니다. 하나는 현장 동작·순서·계량 같은 재현성 교육이고, 다른 하나는 경영 교육이에요. 원가, 발주, 근태, 리뷰, CS, 기본 노무 같은 것들이죠.

 

그리고 시사컴패니가 교육을 오래 해온 조직이잖아요. 저는 그 강점이 프랜차이즈에서 진짜 힘이 된다고 봅니다. “교육을 한다”가 아니라, 교육을 시스템으로 반복할 수 있다는 게요. 점주와 매니저를 키우는 구조가 있어야 ‘같음’이 매장 밖에서도 유지됩니다.

 

Q8. 대표의 개인 서사가 이번 결정에 어떤 영향을 줬나. 프로골프 선수에서 부상으로 내려와, 음식을 모르던 사람이 새벽부터 밤까지 버텨서 10년을 만들었다. 그 경험이 ‘가맹점과의 관계’에 어떤 기준을 세웠나.

 

A. 저는 창업자를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말하기 전에, “절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절박했거든요. 처음 가게를 맡았을 때는 정말 ‘반드시 해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어요. 잘 때도 김밥 생각을 했습니다. 내일 밥이 어떻게 나올지, 재료는 괜찮을지, 바쁠 때 실수는 없을지. 그게 가족을 먹여 살리는 일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가맹점을 “사업 파트너”라고 말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그분들의 생계”라고 봅니다. 본사는 그 생계를 가볍게 다루면 안 됩니다. 가맹점이 먼저 살아야 하고, 그 다음에 본사가 성장해야 합니다. 그 순서를 바꾸면 오래 못 갑니다.

 

Q9. 마지막 질문이다. 프랜차이즈를 하겠다고 하면 ‘속도’의 유혹이 따라온다. 출점을 빨리 늘리고 싶어지는 순간이 올 텐데, 대표는 무엇을 기준으로 ‘속도’를 통제할 건가.

 

A. 저는 출점 속도보다 생존율을 KPI로 두려고 합니다. 6개월, 12개월, 24개월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남아 있느냐가 먼저예요. 그리고 출점은 “낼 수 있으니까 낸다”가 아니라 “살 수 있으니까 낸다”여야 합니다. 재현성 테스트를 통과한 운영 모델만 내고, 상권도 무리하지 않고, 교육이 따라갈 수 있는 만큼만 해야 합니다.

 

저는 부암김밥이 10년 동안 쌓은 게 단순히 매출이 아니라 신뢰라고 생각합니다. 그 신뢰를 깎아먹는 확장은 하지 않을 겁니다. ‘같음’을 확장한다는 건 결국, 매장을 늘리는 게 아니라 기준을 늘리는 일이니까요.

 

김대영 대표의 답변은 프랜차이즈를 “돈이 되는 모델”로 포장하는 문법과 거리가 멀었다. 그는 오히려 수익 구조, 지원의 실체, 공급의 투명성, 사람의 문제 같은 ‘불편한 질문’부터 꺼냈다. 그 태도는 현장 운영의 언어에 가까웠다.

 

그가 반복해서 강조한 것은 “기준”이었다. 초보 창업 가능 여부에는 쉽게 “가능하다”고 말하지 않았고, 지원을 묻자 “횟수와 시간으로 약속돼야 한다”고 했다. 숫자 앞에서는 매출이 아니라 손익분기점을 먼저 꺼냈고, 정직은 마케팅이 아니라 공급과 레시피 정책으로 증명하겠다고 했다.

 

10년 전, 음식도 모르던 프로골퍼 출신의 한 사람은 “반드시 해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새벽부터 마감까지 버텼다. 그 시간이 한 가게의 신뢰가 됐다. 그는 그 신뢰를 ‘확장’으로 소모하기보다, 매장 밖에서도 재현될 수 있는 ‘같은 운영’을 구조로 만들겠다고 말한다. 프랜차이즈의 본질을 묻자 그의 답은 단순했다. “가맹점이 먼저 살아야 한다. 그래야 오래 간다.”



황지혜 기자 jhhwang@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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