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원의 의료관광 포커스] 천연 소재·체계적 데이터…외국인이 주목한 ‘K-한방’의 힘

2026년 한방 의료관광 84% 급증
오랜 경험으로 쌓인 결과 기반
체계적 치료로 안전·신뢰도↑
K-모발 관리도 콘텐츠로 주목

더 젊어지고, 건강해지기 위해 대한민국을 찾는 의료관광객 160만 명, 역대 최대 규모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글로벌 트렌드의 정점이 된 K-메디컬의 오늘을 기록합니다.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산업 현장을 마주하고, 전문가의 시선으로 우리 의료관광이 나아갈 지형도를 정밀하게 조명합니다. <편집자 주>

 

한국 고유의 한방 치료를 받기 위해 비행기에 오르는 외국인 의료소비자가 늘고 있다.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24년 외국인 환자가 이용한 진료과 가운데 한방통합 진료 환자는 3만3893명으로 전체 외국인 환자의 약 2.7%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84.6%나 증가했다.

한의학은 침·한약 등 비교적 비침습적 치료를 기반으로 개인의 체질과 생활습관을 함께 고려하는 통합적인 접근에 나선다. 서구권 의료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자연 기반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웰니스와 결합한 의료관광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도 피부·성형 중심이던 의료관광 구조에 자연 기반 치료와 웰니스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면서 한의학 수요도 함께 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콘텐츠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도 한의학이 등장해 인지도가 높아졌다. 극중 주인공 헌트릭스 멤버들은 루미의 목소리 치료를 위해 ‘Han의원’을 찾는다. 한의학이 글로벌 콘텐츠 속 소재로 노출되면서 해외 시청자들에게 한국 전통 치료에 대한 인식 역시 확대되는 분위기다.

이문원 원장이 의료관광객에게 두피 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문원 원장이 의료관광객에게 두피 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자연치료·웰니스 관심 확산…외국인 한방 치료 수요 증가

 

이와 관련 이문원 이문원한의원 대표원장을 만났다. 그는 탈모와 두피 질환 치료 분야에서 외국인 환자들을 꾸준히 진료하며 한의학 의료관광에 기여 중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추천 웰니스 관광지’ 등에 이름을 올리고 해외 환자 유치 및 한국의학 홍보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공사와 서울시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 원장은 “최근 외국인 의료관광객 증가와 함께 한의학 진료 비중도 함께 증가하고 있음을 체감한다”며 “예전에는 외국인이 낯선 나라에 와서 전통 치료를 받는다는 것을 부담으로 느끼기도 했지만 웰니스 여행이 부상하며 접근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천연 소재 치료 체계화…한국 한의학 경쟁력

이 원장에 따르면 외국인의 한방치료에 대한 관심은 사상체질 같은 전통 이론 때문만은 아니다. 이들이 주목하는 것은 천연 소재 치료를 오랜 경험으로 축적해온 데이터와 이론 체계다.

이 원장은 “요리에도 레시피가 있듯 천연 소재 치료 역시 오랜 경험을 통해 축적된 결과와 데이터가 있다”며 “천연 소재를 활용한 치료는 해외에도 존재하지만, 오랜 경험과 이론이 축적된 체계적인 치료 방식이라는 점이 한국 한의학의 매력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 브랜드와 의료 기술, 소재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 역시 영향을 미친다”며 “가령 중국 전통의학(중의학)도 오래된 치료 체계라는 점은 외국인들이 알고 있지만 한국 의료에 대한 신뢰 때문에 한의학이나 천연 치료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국가 브랜드·의료 기술 신뢰도 영향


특히 그는 공공기관의 인증은 외국인 환자들에게 중요한 신뢰 요소가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관광공사나 시 같은 공신력 있는 기관이 인증해 주면 환자 입장에서는 안전성과 신뢰를 확보한 곳이라고 판단하게 된다는 게 이 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외국에서도 여행 중 치료를 받을 때 공인된 기관을 더 선호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사상체질 같은 개념에 대한 인식에 대해서도 물었다. 이 원장은 “외국인 환자들에게는 사상체질 같은 개념을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며 “간이 크고 폐가 작다는 식의 체질 개념을 외국어로 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Han의원’이 등장하는 장면.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Han의원’이 등장하는 장면. 넷플릭스

◆외국인 환자, ‘직접 소통 가능한 의사’ 선호

 

외국인 환자들에게는 치료 자체만큼 의사와의 직접적인 소통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문원 원장은 외국인 환자를 진료하면서 영어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됐다고 했다. 그는 “입소문이 나려면 환자가 ‘와우 포인트’를 느껴야 하는데 그중 하나가 커뮤니케이션”이라며 “환자가 물음표를 가지고 왔다가 느낌표를 가지고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통역을 두면 편한 점도 있지만 환자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전달하고 의사와 바로 대화할 때 더 친밀감을 느낀다”며 “낯선 나라에서 자신의 언어로 대화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자연치료 문화 익숙한 아랍권 환자 증가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현재 국내 의료관광객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는 중국이다. 이어 일본, 미국, 태국, 몽골 순이다.

 

이문원한의원을 찾는 의료소비자의 경우 단일 국가 기준으로는 일본인이 가장 많다. 하지만 언어권 기준으로 봤을 때에는 영어권 환자 비중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이 원장은 “미국·캐나다·호주 등 영어권 환자들이 많고 최근에는 프랑스 환자도 늘고 있다”며 “최근 2~3년 사이에는 아랍권 환자들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한의학 의료관광에서 아랍권 환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아랍 문화권에는 이미 자연 소재를 활용한 치료 문화가 있어 한약이나 천연 치료에 대한 거부감이 거의 없다”며 “한국 의료 기술과 경험이 더 발전했다고 판단해 일부러 한국까지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고 소개했다.

◆탈모 관리도 K-웰니스…모발 관리 문화 확장 가능성

이 원장은 한방 의료관광의 경우 치료뿐 아니라 웰니스와 함께 풀어내면 경쟁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한국의 모발 관리 문화 자체가 글로벌 웰니스 콘텐츠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 원장은 “외국인 환자들은 한국 사람들의 모발 상태를 보고 ‘어떻게 이렇게 머릿결이 좋고 건강하느냐’는 질문을 자주 한다”며 “한국에는 모발 관리 문화나 탈모 관리 방식이 자신들과 다르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모발은 생명의 경중을 다루는 질환은 아니지만 삶의 만족도와 스트레스 수준이 달라지게 만드는 요소”라며 “탈모 치료는 이제 외모 관리 차원을 넘어 웰니스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요가나 명상을 떠올리면 인도가 생각나는 것처럼 모발 관리나 탈모 관리 문화도 한국을 떠올리는 날이 올 수 있지 않겠나. 한국의 모발관리 문화가 해외로 확산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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