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이 떠오른다.
대만이 일격을 당했다.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호주와의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차전서 0-3으로 패했다. 대만은 한국, 일본, 체코 등과 C조에 속해 있다. 조 2위 안에 들어야 2라운드(8강)에 진출할 수 있다. 1패를 먼저 떠안으며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반면, 호주는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며 기분 좋은 첫 발을 내디뎠다. 호주는 2023년 WBC 때에도 1차전서 한국을 꺾은 바 있다.
단기전일수록 첫 경기가 중요하다. 전체 판도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 과거의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대만의 경우 2013년 WBC서 ‘에이스’ 왕젠밍을 앞세워 호주와의 1차전을 잡았다. 이를 바탕으로 당시 결선에 진출했다. 하지만 1차전을 놓친 2006년, 2009년, 2017년, 2023년엔 예외 없이 조별리그만을 치른 뒤 짐을 싸야 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역대 최강 전력을 꾸리며 기대치를 높였으나, 첫 경기는 잡는 데엔 실패했다.
뜨거운 야구 열기를 자랑하는 대만이다. 2024년 프리미어12서 일본을 꺾고 정상에 오르며 더욱 탄력을 받았다. 이번 대회에서도 마찬가지. 엄청난 인기를 자랑했다. 평일 낮 시간임에도 수많은 대만 팬들을 결집시켰다. 경기장 밖에서도 대만을 상징하는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플레이 하나하나에 큰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가히 일방적인 응원전을 펼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쉽게도 원하는 결과는 얻지 못했다. 무엇보다 타선의 침묵이 뼈아팠다. 9회까지 단 3개의 안타를 때려내는 데 그쳤다. 상대 선발투수 알렉산더 웰스를 비롯해 잭 오러클린, 존 케니디 등 호주가 내세운 좌투수 3명을 공략하는 데 실패했다. 설상가상 ‘캡틴’ 천제셴이 5회 투구에 손을 맞아 이탈했다. 천제셴은 대만 타선의 핵심으로 평가받는다. 만약 부상 정도가 크다면 대만 입장에선 남은 경기도 고민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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