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이 다른 대결이다. 음악 예능 프로그램 ‘1등들’이 매주 전율 돋는 무대로 귀호강을 책임지고 있다.
‘1등들’은 ‘K팝스타’, ‘슈퍼스타K’, ‘보이스코리아’ 시리즈 등 등 각 방송사 경연프로그램의 우승자를 모아 왕중왕을 가리는 서바이벌 프로다. 첫 화 ‘나를 1등으로 만들어준 노래’를 주제로 한 출연자의 신고식이 펼쳐졌다면, 2화부터 시작된 본격적인 맞짱전이 펼쳐졌다.
지난 1일 방송분에서 ‘보이스코리아1’ 우승자 손승연이 신고식 우승자 김기태와 맞짱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오디션 우승자들의 가창 대결답게 가창력이 돋보일 수 있는 발라드 선곡이 주를 이뤘다. 앞서 물들어와 희재 등 서정적인 감성의 무대를 보여준 손승연 역시 안예은 상사화를 선곡해 승부수를 띄웠다.
허각을 제친 손승연의 다음 선곡은 모두의 허를 찔렀다. 4인조 걸그룹 키스 오브 라이프의 ‘배드 뉴스(Bad News)’를 록 버전으로 편곡한 것. 랩부터 보컬까지 모든 파트를 혼자서 소화하며 무대를 휘어잡았다.
최근 음악 예능의 흐름은 주로 아이돌 육성에 쏠려 있었다. K-팝 산업의 자양분이 되는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전 세대가 함께 즐기기엔 대중적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명확했다.
이 시점에 등장한 ‘1등들’은 정통 가창 대결에 목말랐던 시청자들의 갈증을 제대로 해소했다. 긴장감 넘치는 대결 구성에 주말 저녁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편안함까지 갖췄다.
‘1등들’을 보면 MBC 대표 경연 예능 ‘나는 가수다’가 떠오른다. ‘나는 가수다’는 자타공인 레전드 가수들을 섭외해 냉정한 경연 시스템으로 탈락을 결정했다.
‘1등들’의 경연 방식도 비슷한 결을 유지한다. 고막들(청중 판정단)의 투표에 따라 노래할 기회를 박탈당한다. K팝스타 우승자의 자격으로 출연한 박지민은 전성기 시절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최하위권에 머물러 충격을 안기고 있다. 노래하기 위해 출연했지만, 노래할 수 없다는 서바이벌의 냉혹함이 느껴진다.
또 하나는 무대 구성이다. 기존 경연 프로그램이 각자의 대기실 혹은 스튜디오에 모여 경쟁자의 무대를 감상했다면, ‘1등들’은 가창자 정면에 경쟁자를 앉혀놓고 순위를 띄워둔다. 경쟁자들 앞에서 기량을 증명해내야 하는 구성이다.
날 선 긴장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선의의 경쟁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미는 1등들만의 매력이다. 김기태의 무반주 열창에 “이건 반칙”이라고 핀잔을 주거나 손승연의 반전 선곡에 “짜증나”라고 외치는 동료들의 질투 어린 목소리는 웃음을 안긴다.
심사위원 없이 오직 청중평가단의 투표로만 승자가 결정된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10여년 전 영광을 뒤로하고 나온 베테랑부터 이제 막 이름을 알린 신예까지 오직 목소리 하나로 맞붙는 진정성이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