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맞은 3·1절 기념식에서 16분간의 기념사를 통해 ‘평화’를 언급하며 한반도 공존과 협력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07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께서 바라셨던 선진 민주 모범국가, 전쟁 걱정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 문화가 꽃피고 번영하는 대한민국을 향해 함께 나아가자”고 밝혔다.
이날 기념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단어는 평화였다. 총 24차례 언급된 평화는 대북 관계와 한일 관계, 나아가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로 제시됐다.
이 대통령은 “3·1혁명은 독립선언이자 평화 선언이었으며 우리가 나아갈 평화와 공존의 미래를 제시한 나침반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3·1운동 대신 3·1혁명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남북 관계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반세기를 훌쩍 넘기도록 이어온 대립과 갈등 시대를 끝내고 평화와 공존공영의 한반도를 향해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이어 “뜻하지 않게 일어난 작년 무인기 침투 사건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심대한 사안”이라고 지적하며 긴장 완화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일본과의 관계에서도 평화 기조를 분명히 했다. 그는 “일본과 관계 역시 평화와 공영을 추구했던 3·1 정신을 바탕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며 “일찍이 안중근 의사는 동양평화론을 통해 한중일 3개국 간 협력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길임을 역설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기념사에서 두 번째로 많이 등장한 단어는 ‘선열’로 16차례 언급됐다. 이 대통령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후손들이 살아갈 내일의 희망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선열들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의 대한민국은 결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을 기렸다.
이어 “‘독립운동하면 삼대가 망한다’는 자조적인 말은 사라지고,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이 존경받으며 공동체를 배반한 행위는 준엄하게 심판받는 상식이 통하는 공정한 나라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번 기념사에서 3·1운동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3·1혁명을 9차례 사용했다. 해당 표현은 지난해 광복절 축사에서도 사용된 바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이 3·1혁명의 산물임을 직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한 반면,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 공식행사에서 사용하기에는 낯설고 부적절해 보인다”며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촛불혁명’과 ‘빛의 혁명’도 함께 언급했다. 그는 “위대한 대한국민께서는 해방 이후 한강의 기적으로 산업화를 이뤘다”며 “독재의 억압 속에서도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으로 민주주의를 실현했고, 촛불 혁명과 빛의 혁명으로 국민주권의 빛을 밝혀 세상을 놀라게 했다”고 말했다. 과거 민주화 운동의 흐름을 현재의 시민 행동과 연결 지으며, 국민 주권의 역사를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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