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젊어지고, 건강해지기 위해 대한민국을 찾는 의료관광객 160만 명, 역대 최대 규모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글로벌 트렌드의 정점이 된 K-메디컬의 오늘을 기록합니다.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산업 현장을 마주하고, 전문가의 시선으로 우리 의료관광이 나아갈 지형도를 정밀하게 조명합니다. <편집자 주>
“리쥬란 힐러가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이번 기회에 한번 도전해보려고 합니다.”(오가키 다카시 IOE 대표)
해외 기업이 직원들을 위한 ‘포상(인센티브) 여행’ 목적지로 한국을 선택하고 여기에 ‘K-메디컬’ 시술을 결합하는 새로운 형태의 의료관광 모델이 등장했다. 과거 휴양지 중심이었던 기업 인센티브 투어가 한국의 의료 기술을 체험하는 ‘실무형·경험형’ 관광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 가운데에는 한국의 의료기술력이 뒷받침하고 있었다.
◆일본 오사카 뷰티 전문가 40명, 강남서 단체 시술
지난 25일 서울 강남의 리엔장성형외과를 찾았다. 이 병원은 이미 K-메디컬에스테틱 시술을 받으려는 국내외 환자에게 입소문을 타고 있는 곳이다. 특히 지난해 할리우드 셀럽 킴 카다시안이 입소문만으로 이 병원을 찾아 인증샷을 남겨 화제가 됐다.
이날 일본 오사카 기반의 뷰티 전문 기업 IOE 직원 40여명이 내원했다. 이들은 지난 24일부터 인센티브 여행 일정으로 서울을 찾았다. 리엔장성형외과를 찾은 것은 단체 시술 프로그램을 받기 위해서다.
IOE는 직원 1인당 5만엔(약 45만 원)의 시술 비용을 전액 부담했다. 참가자들은 모공·미백·리프팅 등 본인이 원하는 패키지를 선택해 시술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인 의료관광객의 객단가는 다른 국가에 비해 다소 적은 편인데 IOE 사례처럼 기업 지원을 통해 부담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직원 상당수가 남성인 점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국내 특정 회사의 스킨부스터에 대한 관심이 컸다. 리엔장성형외과 관계자는 “최근 일본 남성들은 피부관리에 관심이 크다”며 “우리 병원을 찾는 남성 의료관광객들은 비침습적 리프팅, 여드름 흉터 등으로 인한 피부결 개선 등에 관심을 보이는 편”이라고 말했다.
◆“휴양 대신 K-뷰티”… 인센티브 여행의 진화
평균 연령 23~24세의 젊은 조직인 IOE가 휴양지 대신 한국 병원을 택한 이유는 명확했다. 이날 만난 오가키 다카시 IOE 대표(31)는 “우리 회사는 매년 사원 여행을 가는데 매년 테마는 ‘안 해본 걸 해보자’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직원의 대부분이 20대다. 그들에게 무엇을 하고 싶냐고 물었더니 K-뷰티, 특히 피부 클리닉 시술에 대한 관심이 크더라”며 “미용업은 기술이 상품이지만 결국 ‘사람’이 상품인 직업이다. 직원들이 직접 K-뷰티의 정점을 경험하고 성장하는 것이 곧 회사의 경쟁력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일본 현지에서도 K-뷰티는 유행이 아닌 하나의 장르가 됐다는 게 오가키 대표의 설명이다. 실제 오가키 대표는 현지 뷰티업계에서 빠른 성장에 나서고 있는 전문가다.
그는 “일본 젊은 세대에게 K-뷰티는 단순한 유행 그 이상”이라며 “K-팝이나 메이크업의 인기로 일본 미용실 중에는 아예 ‘한국풍 스타일링’을 전문으로 내세우는 곳도 많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의 관심도 폭발적”이라고 소개했다.
오가키 대표는 “직원들 대다수가 피부 관리 패키지에 관심이 많았고 일부 스태프는 실리프팅 같은 적극적인 시술을 받는다고 하더라”며 “생애 첫 피부 시술을 한국에서 경험하게 된 직원들도 많아 다들 무척 기대하고 있다. 시술을 마치고 어땠는지 다같이 이야기 나눠볼 생각이다. 개인적으로는 리쥬란에 관심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번 방문은 단순 의료관광을 넘어 K뷰티의 확장과도 연관이 깊었다. 오가키 대표는 “향후 우리 회사가 운영하는 미용실, 스파, 에스테틱 업장에서 리엔장성형외과의 코스메틱 상품 등을 취급할 예정”이라며 “상품을 고객에게 제대로 알리려면 우리가 먼저 이 병원이 어떤 곳인지, 시술 시스템이 어떤지 정확히 알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곳의 스태프들이 곧 K-뷰티를 알리는 에이전트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이세린 리엔장성형외과 피부센터장은 “이번 일본 뷰티 업계 사장단의 대규모 방문은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융복합 관광의 상징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현장에 힘을 보탤 수 있어서 의미 깊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센터장은 특히 이제 한국의 의료 서비스는 단순히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던 박리다매 식의 과거 모델을 넘어섰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본 내 급격히 성장 중인 맨즈 뷰티 트렌드에 발맞춰, 현지 뷰티 산업을 이끄는 남성 경영진들이 직접 우리 병원의 고도화된 시스템을 포상휴가의 목적지로 선택했다”며 “우리 병원이 글로벌 표준을 제시하고 있음을 증명할 수 있어 저희에게도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한 미용 시술을 넘어, 대한민국 의료의 기술적 위상을 전 세계에 각인시키는 K-메디컬 프리미엄화의 선두주자로서 글로벌 뷰티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당당히 이끌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례는 한국관광공사 일본 도쿄지사와 의료웰니스팀이 협업해 만든 성과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이는 의료관광이 단순 개인 환자 유치에서 기업 단체 인센티브 프로그램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향후 K-뷰티와 MICE 산업을 결합한 체험형 의료관광이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이번 IOE 측의 방한은 지난해 10월 도쿄에서 최초로 개최한 K-뷰티&메디컬 페어를 계기로 성사된 것이어서 더욱 뜻깊다”며 “공사는 기존 피부과 중심의 일본 의료관광 수요를 심미형 진료 분야 등으로 확대하는 등 신규 수요 발굴을 위해 현지 밀착형 마케팅을 다각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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