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현장] 민희진 “온전한 뉴진스 위해 결단…하이브, 256억원 대신 분쟁 종결하라”

민희진 오케이 레코즈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신정원 기자
민희진 오케이 레코즈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신정원 기자 

민희진 오케이 레코즈 대표(전 어도어 대표)가 주주간 계약 및 풋옵션 소송 승소 대금인 256억원을 받는 대신 하이브에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을 멈추고 모든 분쟁을 끝내길 제안했다. 

 

민 대표는 최근 하이브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소했다. 지난 12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남인수)는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민 대표의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유효하다고 판단하며 하이브에 약 255억원의 지급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어도어의 독립 방안 모색 등 하이브가 주장해 온 독자 계약 해지의 사유들이 민 대표의 계약상 중대한 의무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민 대표는 25일 서울 종로구 교원 챌린지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심 소송 결과와 향후 계획에 대해 밝혔다. 당초 오후 1시45분에 시작이었던 기자회견은 55분쯤 시작됐으나 민 대표는 사과보다 자신의 입장을 빠르게 전했다. 발표는 5분 정도에 불과했다. 

 

이날 민 대표는 먼저 “2024년 가처분 승소와 2025년 경찰 불송치, 그리고 2026년에 이번 1심 판결 승소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긴 터널이었다”며 “법원은 경영권 찬탈이나 템퍼링이라는 자극적인 프레임이 허상임을 밝혀줬고, 제가 제기했던 창작 윤리에 대한 문제의식이 한 회사의 대표로서 마땅히 해야 할 경영 판단이었음을 인정해줬다”고 돌아봤다.

 

소송의 결과가 지난 2년간의 상처를 씻어주는 위로와 같았다는 민 대표는 “승소의 대가로 얻게 될 256억원을 다른 가치와 바꾸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어 일생을 바쳐도 접하기 힘든 거액이고, 이제 막 새로운 시작을 알린 제게도 너무나 귀한 자금이다. 하지만 이 거액의 돈보다 훨씬 더 간절히 바라는 가치가 있기에 하이브에 의미 있는 제안을 하고자 한다”며 “256억원을 내려놓는 대신 현재 진행 중인 모든 민형사 소송을 즉각 멈추고 모든 분쟁을 종결하기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뉴진스 멤버들을 위해서다. 민 대표가 말한 분쟁에는 자신뿐 아니라 뉴진스 멤버와 외주 파트너사, 그리고 전 어도어 직원들, 상처받은 팬덤을 향한 모든 고소와 고발이 포함된다.

민 대표는 “이 모든 소송 분쟁이 종료돼야 아티스트는 물론 그 가족, 팬덤에 이르기까지 더 이상의 무분별한 잡음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행복하게 무대에 있어야 할 다섯 멤버가 누군가는 무대 위에, 누군가는 법정 위에 서야 하는 현실을 더는 지켜볼 수 없다. 무대 위에 있는 멤버들도 괴로울 것이고, 이를 지켜보는 팬뿐 아니라 그 누구도 이 상황을 행복하게 바라보지 못할 거다. 이토록 갈갈이 찢겨진 마음으로는 결코 좋은 문화를 만들 수 없다”고 토로했다.

 

K-팝 산업의 발전과 화합을 강조했다. 민 대표는 “저와 하이브가 있어야 할 곳은 법정이 아니라 창작의 무대”라며 “뉴진스를 론칭하며 가졌던 창작의 비전을 다 끝내지 못해 아쉬움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 어도가 법원에서 말한 ‘뉴진스가 돌아오면 잘해주겠다’는 약속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당부한다. 멤버 5명이 모두 모여 마음껏 자유롭게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제게 256억원은 K-팝의 건강한 생태계와 아티스트의 평온한 일상을 되찾는 가치보다 크지 않다. 우리 모두 서로가 보다 나은 무대를 팬분들께 선사할 수 있도록 각자의 길에서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며 “하이브와 방시혁 의장께 전한다. 창작의 자리에서 만납시다”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7월 주주 충실 의무가 더해지는 등 상법이 개정됐다. 기업의 책임이 엄중해진 시대에 엔터 산업의 리스크를 해소하고 화합을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주주와 팬들을 위한 가장 현명한 경영 판단이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민 대표는 새로운 소속사 대표로 향후 활동 방향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저는 전 어도어 대표라는 꼬리표를 떼고 오케이 레코즈 대표로서 새로운 길을 걷고자 한다”며 “K-팝 산업을 대표할 새로운 아티스트 육성과 새로운 방향성의 비즈니스에 제 모든 에너지를 쏟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이제 제가 가장 잘하는 크리에이티브에 전념하겠다. 오늘 제 진심이 전해져 K-팝 산업 전체가 다시 건강하게 숨 쉴 수 있는 전환점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1심 판결 후 하이브는 1심이 판결한 255억원에 대한 가집행을 멈춰달라는 취지로 앞서 강제집행정지를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인용했다. 하이브는 강제집행정지 신청과 함께 1심 판결에도 항소한 상태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