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비하인드] 엄마들에게 영감을 주다… 두 장애 자녀 둔 41세 테일러의 최고령 금메달

마이어스 테일러가 지난 17일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봅슬레이 여자 모노봅에서 금메달을 딴 뒤 기뻐하고 있다. AP/뉴시스
마이어스 테일러가 지난 17일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봅슬레이 여자 모노봅에서 금메달을 딴 뒤 기뻐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봅슬레이 선수 마이어스 테일러. AP/뉴시스
미국 봅슬레이 선수 마이어스 테일러. AP/뉴시스
 

 

“엄마가 됐다고 해서 꿈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금메달이 확정되자 미국 국기를 두른 채 무릎을 꿇었다. 모든 역경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청각 장애와 다운증후군이 있는 두 아들이 달려와 품에 안겼다. 은퇴를 했어도 벌써 했을 나이인 41세에 이룬 꿈. 봅슬레이 마이어스 테일러(미국)가 자신의 5번째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테일러는 “이 금메달은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이제 자녀가 꿈이 된 모든 엄마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해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테일러는 지난 17일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의 코르티나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봅슬레이 여자 모노봅(1인승)에서 1∼4차 시기 합계 3분57초93으로 포디엄 정상에 섰다. 2010 밴쿠버 대회부터 2022 베이징 대회까지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딴 테일러의 통산 첫 번째 금메달이다. 1984년 10월생인 그는 미국 동계 올림픽 최고령 금메달리스트 기록도 새로 썼다. 아울러 미국 역대 동계 올림픽 최다 메달 타이 기록도 세웠다.

 

역경을 딛고 일어섰다. 가장 어려운 건 엘리트 선수 생활을 유지하면서 아들을 키우는 것이었다. 테일러의 5살 큰아들 니코와 3살 둘째 아들 노아는 모두 청각 장애가 있다. 니코는 다운증후군까지 앓고 있다. 물론 아이들에게 소홀하지 않았다. 국제대회 때마다 자녀들을 데리고 가 훈련과 돌봄을 병행했다. 여기에 엄마들의 고질병이라고 불리는 허리 통증까지 그를 괴롭혔다.

 

두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자책으로 은퇴를 고민했을 때, 그의 손을 잡아준 것은 역시 남편이었다. 세계 곳곳에서 다운증후군과 청각 장애 자녀를 둔 사람들로부터 응원 메시지도 받았다.

 

테일러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순간이 너무나 많다. 많은 사람들이 끝까지 믿어줬기에 이 자리에 서게 됐다”며 “터널 끝에는 빛이 있다. 장애를 가진 자녀를 키우는 많은 부모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운동 선수들이 아이를 낳으면 스포츠보다 모성애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 통념이었지만 테일러는 두 가지 모두를 선택했다”며 “그 과정에서 겪은 혼란 속에서도 성공을 거뒀다”라고 평가했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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