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스켈레톤 선수 '기억의 헬멧' 착용 논란..IOC와 표현의 자유 충돌

우크라이나의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가 11일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 코르티나 슬라이딩 센터에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켈레톤 훈련을 마친 뒤 본인의 헬멧을 들고 기자회견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우크라이나의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가 11일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 코르티나 슬라이딩 센터에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켈레톤 훈련을 마친 뒤 본인의 헬멧을 들고 기자회견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스켈레톤 레이서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27·우크라이나)가 전쟁으로 숨진 우크라이나인들의 얼굴이 그려진 '기억의 헬멧'을 쓰고 기어코 올림픽 출전의지를 드러냈다.

 

영국 매체 가디언 등에 따르면 12일 "올림픽에서 이례적인 장면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헬멧을 착용하면 퇴출하겠다고 경고했지만, 그가 실격도 감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헤라스케비치는 이날 오후 5시 30분 스켈레톤 예선에 출전 예정이며, 해당 헬멧을 쓰고 나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그는 마지막 연습 날 1위를 차지한 후 "나는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선수들은 목숨을 바쳤고, 그 희생 덕분에 내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헤라스케비치는 IOC가 이날 금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침공 이후 사망한 선수와 20장의 어린이 사진이 담긴 헬멧을 착용한 채 훈련에 나섰다.

 

우크라이나의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가 11일 이탈리아 코르티나 슬라이딩 센터에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켈레톤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우크라이나의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가 11일 이탈리아 코르티나 슬라이딩 센터에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켈레톤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그는 "올림픽 메달은 어릴 적 꿈이었다. 전면전이 벌어지고 있는 시기에 훈장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면서 "메달은 사람들의 삶과 선수들의 기억에 비하면 아무 가치도 없다"고 말했다.

 

IOC는 올림픽 헌장 제50조 제2항에 따라 경기 중 정치적 발언이 금지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이 헬멧이 추모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법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매체는 "IOC가 첫 출전을 허용한 후 실격 처리할지 아니면 출발 전에 막을지는 불분명하다"고 전망했다. 

 

IOC 대변인 마크 아담스는 타협안으로 "헤라스케비치가 검은 완장을 착용하고 언론에 밝힐 수는 있지만, 경기 중에는 해당 헬멧을 착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슬픔을 표현할 수 있고 우리는 격려하겠지만, 중요한 건 메시지가 아니라 장소"라며 "현재 전 세계에는 130개의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경기장에서 갈등이 표출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담스는 헬멧 착용시 조치에 대해 "추측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도 "규정은 존재하며, 결국 집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현민 기자 jhm3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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