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들짝 놀랬던 가슴을 쓸어내려도 될 듯싶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기대주 김길리(성남시청)가 부상 우려를 이겨내고 돌아왔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 출전 중인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11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공식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하루 전 열린 이번 대회 혼성 2000m 계주 결승 진출 실패를 겪었다. 포디움에 들지 못했지만, 선수단 전체가 각오를 되새기며 향후 다가올 경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김길리도 마찬가지다. 지난 10일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에서 최민정(성남시청), 임종언(고양시청), 황대헌(강원도청)과 함께 출전한 가운데 부상 장면이 적잖은 걱정으로 이어졌다. 당시 커린 스토더드(미국)와 부딪힌 모습이 포착된 것. 몸을 추스리고 일어나 최민정과 바통터치를 했지만, 이미 간격이 벌어진 후였다.
이 여파를 극복하지 못한 한국은 캐나다, 벨기에에 이어 3위로 레이스를 마쳤고, 규정상 어드밴스도 받지 못해 결승 진출 없이 메달 획득 없이 첫 출발을 마쳤다.
여전히 남은 일정이 많은 만큼, 노심초사 부상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했다. 김길리는 천만다행으로 별 탈 없이 훈련에 임했다. 선수 본인은 “충돌했을 당시엔 ‘어디 뼈가 부러지는 것 아닌가’ 걱정을 했다”면서도 “충격이 커서 아팠을 뿐이지, 시간이 지나니 괜찮다. 너무 멀쩡해서 스스로도 놀랄 정도”라고 전했다.
정밀 검진 결과도 ‘이상 없음’이다. “간단한 치료를 받고 약을 복용했더니 괜찮아졌다”는 그는 “출혈도 크지 않았다. 통증도 거의 없어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강조했다.
아쉬운 시작, 눈물을 삼켜야만 했다. 동료들과 함께 마음가짐을 재무장한다. 김길리는 “언니, 오빠, 코치님들이 ‘끝난 일이니 잊으라’고 위로해주셨다”며 “네 탓이 아니니 잊고 빨리 다음 경기를 준비하자고 했다. 5개 종목 중에 이제 하나 끝난 것이라고 말해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숙소로 돌아가 잊으려고 많이 노력했다. (최)민정 언니랑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선수촌에 있는 다른 종목 선수들과도 수다를 떨면서 떨쳐냈다”고 덧붙였다.
대회 여정은 이제서야 시작이다. 당장 12일 여자 500m 종목이 기다린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를 소화 중인 그는 이미 여자 500m 예선서 최민정과 이소연(스포츠토토)와 나란히 출전, 전원 통과를 일궜다.
이대로 주저앉을 생각은 없다. 김길리는 “500m 예선 때는 생각보다 긴장이 돼서인지 몸이 굳었던 것 같다”며 “그래도 첫 종목을 마친 후 즐기자는 생각을 했고, 긴장감도 풀렸다. 준준결승에서는 5번 레인에서 출발하는데 하나씩 차근차근 올라가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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