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에게만….’
또 한 번, 불운에 울었다. 기대했던 쇼트트랙 혼성 계주서 고배를 마셨다. 10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혼성 계주 준결승 2조서 2분46초554를 기록, 캐나다와 벨기에에 이어 3위에 머물렀다. 상위 두 팀에게 주어지는 결승A 티켓을 거머쥐지 못했다. 결승B에서도 두 번째로, 최종 6위에 그쳤다.
이날 한국은 준결승전서 최민정-김길리-황대헌-임종언 순으로 출격했다. 예기치 못한 장면이 벌어졌다. 캐나다, 미국에 이어 3위로 달리고 있던 상황이었다. 한국은 한 차례 사이클을 돈 후 전략적으로 최민정과 김길리의 순번을 바꿨다. 선두권이 자리싸움을 하는 틈을 노리고자 했다. 갑작스럽게 앞에서 달리던 미국의 코린 스토더드가 넘어지면서 김길리가 휩쓸렸다.
명백하게 방해를 받은 상황이다. 한국으로선 억울할 수밖에 없다. 급하게 최민정과 바통터치를 했지만, 이미 간격이 벌어진 후였다. 결국 순위 변동 없이 세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현장에서 한국 코칭스태프가 곧바로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어드밴스를 받기 위해선 최소 2위 안으로 달리고 있어야 했다. 넘어질 당시 3위였던 한국에겐 적용되지 않았다.
혼성 계주는 남녀 선수 각각 2명씩 4명이 출전한다. 정해진 순서(여-여-남-남)대로 정해진 구간에서 주자를 바꿔가며 달린다. 한 선수 당 500m씩 맡는다. 짧은 거리인 만큼 경기 내내 모든 선수가 전력 질주하는 것이 특징이다. 출발 직후부터 주도권을 쥐고 안정적으로 라인을 선점하는 것이 승부의 핵심이다. 12개 팀 중 8개 팀이 준결승에, 4개 팀이 결승에 진출한다.
이를 갈고 준비했기에 아쉬움은 더 크다. 한국은 자타공인 쇼트트랙 세계 최강으로 꼽힌다. 역대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 65개 가운데 26개를 독식했다. 다만, 혼성 계주에서만큼은 빈손이었다.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던 2022 베이징 대회서 고배를 마신 까닭이다. 한국은 당시 준준결선에서 탈락, 자존심을 구긴 바 있다. 이번 대회서 다른 결말을 꿈꿨지만 닿지 못했다.
좌절은 없다. 아직 남아있는 경기가 많다. 앞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500m 예선에선 최민정, 김길리, 이소연(스포츠토토) 등이 준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쇼트트랙 남자 1000m 예선에서도 황대헌, 신동민(고려대), 임종언 전원 준준결승 진출을 알렸다. 두 종목 모두 13일 준준결승부터 결승까지 치른다. 시간이 있는 만큼 멘털을 회복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가 될 듯하다.
한편, 이날 설상에선 또 한 번 메달 소식이 전해졌다. 유승은(성북고)이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스키·스노보드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선 이나현(한국체대), 김민선(의정부시청)이 여자 1000m서 예열을 마쳤다. 각각 9위(1분15초76), 18위(1분16초24)에 머물렀다. 이들의 주종목 500m 경기는 16일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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