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인터뷰] 현빈 “백기태 役 위해 ‘13kg 증량→포마드’ 위압감 표현”

배우 현빈.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배우 현빈.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배우 현빈이 마침내 ‘선한 얼굴’, ‘정의로운 이미지’라는 안전지대를 벗어났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에서 처음으로 악의 얼굴을 전면에 내세웠다. 익숙함을 내려놓은 선택은 단순한 이미지 변신을 넘어 현빈이라는 배우의 스펙트럼을 다시 쓰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12월24일 공개돼 올해 1월14일 시즌1을 마무리한 메이드 인 코리아는 혼란과 도약이 공존했던 1970년대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낮에는 중앙정보부 요원, 밤에는 위험한 비즈니스맨으로 이중생활을 하는 백기태(현빈)와 그를 막기 위해 모든 것을 던진 검사 장건영(정우성)이 시대를 관통하는 사건과 맞닥뜨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작품은 권력과 욕망이 충돌하는 거대한 서사와 강렬한 캐릭터 앙상블이 호평을 이끌며 플랫폼 안팎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달 디즈니플러스 공식 지표에 따르면 메이드 인 코리아는 지난해 공개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가운데 국내 최다 시청 기록을 경신했을 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가장 많이 시청된 작품에 올랐다. 

 

메이드 인 코리아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메이드 인 코리아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그 중심에는 현빈이 있었다. 10일 현빈은 “주변에서 듣기로는 많이들 좋아해 주시고 봐주셨다고 들었다. 아태 지역 1위 기록 소식은 기사로 접했다. 너무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작품 속에서 현빈은 욕망의 논리로 움직이는 인물을 그려냈다. 정직하고 정의로운 인물의 이미지가 강했던 그에게 백기태는 낯선 선택이자 가장 대담한 도전이었다. 현빈이 인물에 끌린 이유 역시 그 낯섦에 있었다. 그는 “욕망과 부, 권력에 대한 직진성이 끌렸다. 행동은 분명 나쁘지만 악역이라고 단정하고 연기하지는 않았다. 공감되는 지점이 있어서 ‘그렇게 악인인가’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백기태의 악은 사회가 만들어낸 것에 가깝다. 군인 시절 겪었던 설움과 차별, 그리고 그로 인해 다시는 같은 위치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집요한 발버둥이 단순한 악으로만 치부하기 어려운 지점을 만든다. 현빈은 “그 시대의 나라와 시스템이 기태를 자극했다고 생각했다. 옳지는 않지만 이해되는 순간들이 있었다”며 “가족을 향한 감정도 그렇다. 부모 없이 가장 역할을 하며 동생들을 책임져온 기태는 자신이 겪은 위험과 상처를 동생들에게만큼은 물려주지 않으려고 한다. 동생 기현이 위험한 월남 파병을 자원했을 때 분노하는 장면 역시 그런 맥락에서 비롯됐다”고 얘기했다. 

 

불편하지만 동시에 응원하게 되는 지점, 그 모순이 백기태라는 캐릭터의 힘이다. 현빈은 “많은 분들이 기태를 응원한다고 들었다. 아마 기태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낀 부분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미소지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메이드 인 코리아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영화 하얼빈에 이어 우민호 감독과 또 한번 호흡을 맞춘 현빈은 전작과 외형까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우 감독의 만족을 100% 이끌어냈다.

 

현빈은 “대사를 하지 않아도 외적으로 압도하는 인물이길 바랐고, 그러한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약 13㎏을 증량했다. 하얼빈 촬영 당시 근육을 최대한 덜어냈던 것과는 정반대의 선택이었다”며 “철두철미하게 계산하고, 빠르게 결론을 내리는 군인 출신 인물의 성격을 외적으로도 설득력을 높이고 싶었다. 그래서 2:8 포마드 헤어,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수트 스타일을 했다. 어디를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이미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의 호흡 역시 극의 밀도를 끌어올렸다. 중앙정보부 과장 표학수 역의 노재원과는 미묘한 불협화음이 살아 있는 관계를 만들었다. 현빈은 “눈을 보고 연기하면 정박과 엇박을 오가는 특유의 바이브가 느껴진다”며 “극 중에서 서로를 같은 급으로 보지 않는 관계라 그 긴장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동생 백기현 역의 우도환과는 또 다른 결의 에너지가 오갔다. 그는 “군인 특유의 얼어 있는 느낌을 잘 살려내더라. 실제로 대들 때마다 욱하는 감정이 올라오기도 했다”고 웃었다. “시즌2에서는 거의 우도환씨가 활약할 거다”라고도 덧붙였다.

 

메이드 인 코리아는 올 하반기 시즌2 공개를 앞두고 있다. 현빈은 시즌2를 “그야말로 전쟁”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9년 후의 상황과 배경들이 펼쳐진다. 형제지간에 사건사고가 벌어지고, 또다른 결을 가지고 들어오는 건영과의 싸움도 있다. 시즌1에서 시대적인 상황이나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이뤄졌다면 시즌2는 감정과 상황의 폭이 훨씬 넓고 깊게 펼쳐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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