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이 개최, 스키·스노보드 등 동계 스포츠를 체험하려는 수요도 함께 늘어나는 분위기다. 실제로 국내 스키 인구는 연간 약 15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겨울철이면 스키장을 찾는 일반인도 꾸준히 늘어난다.
다만 동계 스포츠는 짜릿한 속도감만큼이나 부상 위험이 높은 활동으로 꼽힌다. 눈과 얼음 위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만큼, 작은 실수나 순간적인 균형 붕괴가 곧바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특히 넘어지는 과정에서 충격이 한 부위에 집중되기 쉬워, 관절이나 인대 손상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겨울 스포츠가 유독 다치기 쉬운 이유는 몇 가지가 겹친다. 우선 설면은 마찰력이 낮아 미끄러지기 쉽고, 균형을 잃는 순간 이를 바로잡을 시간적 여유가 거의 없다. 여기에 스키나 보드 장비는 하체가 고정된 상태로 움직이게 만들어, 넘어질 때 충격이 자연스럽게 분산되지 못하고 무릎이나 발목 등 특정 관절에 집중되기 쉽다.
추운 날씨 역시 부상 위험을 키운다. 낮은 기온에서는 근육과 인대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반응 속도가 둔해진다. 충분한 준비운동 없이 바로 활강에 나설 경우,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이나 급정지 동작을 관절과 인대가 감당하지 못해 손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이 과정에서 가장 취약한 부위로 꼽히는 것이 무릎이다.
이주현 수원 S서울병원 의무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스키와 보드는 활강 스포츠로 속도가 매우 빠르고, 장비 특성상 하체가 고정된 상태에서 넘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이때 상체만 비틀리듯 움직이면서 무릎에 큰 회전력이 가해져 심각한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십자인대 손상”이라고 말했다.
십자인대는 무릎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핵심 구조로, 강한 충격이나 반복적인 부담을 받으면 연골판이나 연골까지 함께 손상될 수 있다. 이를 방치하면 외상성 관절염이나 퇴행성 관절염으로 악화될 위험이 있다.
이주현 원장에 따르면 연골은 한 번 손상되면 자연 재생이 어렵기 때문에 초기 단계에서 정밀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그는 “무릎 관절 손상이나 퇴행성 관절염이 확인되면, 증상 정도와 관절 상태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달라진다. 초기 단계에서는 수술 없이 통증을 줄이고 기능을 유지하는 치료가 우선 고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소염제나 진통제를 활용한 약물치료로 염증과 통증을 완화하고, 온열치료나 초음파 치료 등 물리치료를 통해 관절 주변 근육을 강화해 안정성을 높인다. 필요에 따라 히알루론산이나 스테로이드 주사를 시행해 관절 내 염증을 줄이고 움직임을 개선할 수 있으며, 체외충격파 치료를 통해 혈류 개선과 조직 회복을 돕는 방법도 활용된다”고 조언했다.
이 같은 비수술적 치료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관절 손상이 진행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검토하게 된다. 관절 내시경 수술은 관절 안의 연골 조각이나 손상된 조직을 정리해 통증을 완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관절 정렬 이상이 원인인 경우에는 절골술을 통해 체중 부하 축을 조정해 관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주현 원장은 치료 방식보다 중요한 것은 손상 단계에 맞는 선택과 시기라고 강조한다. 통증을 참고 버티기보다, 초기 진단을 통해 비수술적 치료로 관리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장기적인 관절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보호 장비 착용이나 준비운동을 생략하는 경우 부상 빈도와 강도가 모두 높아진다”며 “스키나 보드를 타기 전 최소 20분 이상의 준비운동을 하고, 자신의 실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며, 올바른 낙법을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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