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보다 혈관이 문제였다”… 당뇨발, 왜 놓치기 쉬울까

국내 당뇨병 환자는 약 6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15~25%는 평생 한 번 이상 당뇨발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당뇨발은 단순한 발 상처가 아니라 말초혈관질환과 신경병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대표적인 당뇨 합병증으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절단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특히 통증이 크지 않거나 상처가 작아 보이는 초기 단계에서는 위험 신호를 간과하기 쉬워, 병원을 찾았을 때 이미 혈류 장애가 상당 부분 진행된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당뇨발을 단순한 상처 문제가 아닌, 혈관과 신경 상태를 함께 평가해야 하는 질환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김현규 이담외과의원 대표원장을 만나, 당뇨발이 왜 상처 치료만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질환인지,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무엇을 먼저 살펴봐야 하는지에 대해 들어봤다.

Q. 최근 당뇨발로 병원을 찾는 환자 중 인상 깊었던 사례가 있다면.

 

A. 최근 내원한 50대 남성 환자는 10년 이상 당뇨병을 앓아왔다. 꾸준히 걷기 운동을 해왔지만, 무리한 보행 이후 발바닥에 생긴 작은 상처가 수주간 호전되지 않았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발 시림과 저림이 심해졌고, 다리에서 발로 내려갈수록 피부색이 창백해진 상태였다. 검사 결과, 상처 자체보다 하지 말초혈관의 혈류 저하가 핵심 문제였고, 혈관 상태 평가를 통해 혈관개통술 필요성을 함께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Q. 상처가 있는데도 통증이 크지 않으면 위험 신호를 놓치기 쉬운가.

 

A. 그렇다. 당뇨 환자는 말초신경 손상으로 인해 상처나 허혈이 진행돼도 통증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아프지 않으니 괜찮다’고 판단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일이 적지 않다. 발 시림, 피부 창백, 상처 치유 지연은 모두 혈류 이상을 의심해야 하는 신호다.

 

Q. 당뇨발에서 혈관 문제는 어느 정도로 중요한가.

 

A. 당뇨 환자의 하지 말초동맥질환 유병률은 비당뇨인 대비 2~4배 높다. 혈관 질환이 동반된 당뇨발은 상처 치유율이 현저히 떨어지고, 절단 위험도 빠르게 증가한다. 상처만 국소적으로 치료하면 근본 원인을 놓칠 수 있다.

 

Q. 당뇨발 치료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A. 상처 관리 이전에 혈관 상태를 정확히 평가하는 것이 핵심이다. 혈류 공급이 회복되지 않으면 항생제나 드레싱 치료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실제로 당뇨발 환자의 약 85%는 적절한 시점에 혈관 평가와 치료, 필요 시 혈관개통술이 이뤄지면 절단을 예방할 수 있는 단계에 해당한다.

 

Q. 혈관개통술이 당뇨발 예후에 큰 영향을 주나.

 

A. 그렇다. 당뇨발 치료에서는 혈관개통술을 통한 혈류 회복과 상처 치료가 동시에 이뤄져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혈류가 개선돼야 조직으로의 산소 공급이 회복되고, 그 이후에야 상처 회복도 가능해진다.

 

Q. 당뇨발 치료에 ‘다학제 협진’이 강조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당뇨발은 단순한 상처 질환이 아니다. 혈관 문제뿐 아니라 혈당 조절, 감염 관리, 발 구조, 보행 압력 등 다양한 요소가 얽혀 있다. 혈관외과, 내과, 정형외과, 성형외과가 함께 접근해야 혈관개통 치료부터 상처 봉합, 전신 관리까지 일관된 치료가 가능하다.

 

Q. 겨울철에 당뇨발이 더 위험해지는 이유는.

 

A. 겨울에는 말초혈관이 수축하면서 하지 혈류가 더 감소한다. 발이 유난히 시리거나 피부색이 창백해지고, 작은 상처가 쉽게 아물지 않는다면 단순 피부 문제로 넘겨서는 안 된다. 이 시기에는 당뇨발 진행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

 

Q. 고압산소치료 같은 보조 치료는 어떤 경우에 고려되나.

 

A. 혈류가 저하된 상태에서는 조직 산소 공급이 부족해진다. 이런 경우 고압산소치료를 통해 산소 전달을 보조하고, 염증 반응과 혈당 관리를 함께 병행하는 전략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는 혈관 상태 평가와 혈관개통술 시행 여부를 고려한 뒤 선택돼야 한다.

 

Q. 당뇨발 환자와 보호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A. 당뇨발은 단기간에 호전되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질환이다. 일회성 상처 치료보다 초기 진단부터 혈관개통술 필요 여부 판단, 상처 치료, 전신 관리까지 치료 전 과정을 연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의료 시스템이 중요하다. 단순 상처 치료 중심의 접근을 넘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리할 수 있는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절단 위험을 낮추는 핵심이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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