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선물처럼 다가왔죠”…‘아이돌아이’ 반전캐 최희진

ENA 드라마 '아이돌아이'에서 홍혜주 역을 맡은 배우 최희진.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ENA 드라마 '아이돌아이'에서 홍혜주 역을 맡은 배우 최희진.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이돌아이’ 홍혜주는 사랑과 이별, 집착과 파멸에 이르기까지 감정선을 넘나들며 극의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배우 최희진에겐 더 없이 선물 같은 캐릭터였다. 

 

지난달 27일 ENA 드라마 ‘아이돌아이’ 최종화가 방송됐다. 비록 혜주의 집착은 파멸을 낳았지만, 아픔을 가진 인물들의 따듯한 엔딩이 그려졌다. 지난해 9월 촬영을 마치고 다시 혜주에 대한 기억을 꺼냈다는 최희진은 종영 인터뷰를 통해 “방송을 보며 다시 그때로 돌아간 것 같더라. 인물에 대한 여운이 더 남는 것 같아 떠나보내기 아쉽다”며 “작품이 주는 위안이 있어서 결말도 마음에 들었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ENA 드라마 '아이돌아이'에서 홍혜주 역을 맡은 배우 최희진.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ENA 드라마 '아이돌아이'에서 홍혜주 역을 맡은 배우 최희진.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선물처럼 다가온 홍혜주

 

아이돌 연습생 출신, 재벌가에 숨겨진 딸, 인기 절정의 도라익(김재영)의 전 여자친구까지.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인물의 서사도 있었다. 그는“연습생이어서 라익이를 만났고, 가정사로 아픈 과거가 있었고, 라익이를 향한 마음도 생긴 것 같다”고 했다. 도라익을 만나면서 꿈이 생겼고, 전부였던 라익을 잃으면서 희망도 잃고 병원에 가게 된 것이 아닐가 해석하며 인물을 채워나갔다. 

 

반짝이는 외모에 당당한 태도, 겉으로는 모자란 것 하나 없는 듯 보였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온갖 추측을 낳았던 강우성 살인사건의 진범도 홍혜주였다. 로맨스 장르에 불청객 같은 주인공의 전 여자친구, 여기에 범행을 감추려 초조하게 쫓겨야 했다. “혼자 울고 혼자서 붙잡으니 힘들기도 했다. 화기애애한 현장에서 빠져 나와 (감정을) 추스려야 했고, 대사 안에 혜주의 힘든 과거까지 가져가려 했다”고 돌아봤다. 

 

웹드라마로 시작해 ‘설강화:snowdrop’, ‘로얄로더’, ‘모텔 캘리포니아’ 등에 출연했다. 지금까지 부유한 성장 배경에 사랑스러운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캐릭터가 대부분이었다면, ‘아이돌아이’는 달랐다. 서사 있는 캐릭터에 갈증을 느꼈던 최희진에겐 선물같이 찾아온 홍혜주였다. 최희진은 “영화 ‘옆집사람’(2022), ‘거래완료’(2022) 등 레퍼런스도 많이 가져가고 나만의 해석으로 캐릭터와 대사를 준비했다. ‘거래완료’에서 살인범(조성하)을 취재하는 기자 역을 맡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도라익과 홍혜주의 연인 서사를 위한 장면뿐 아니라 용의자 색출의 키가 된 피어싱의 비하인드도 들어볼 수 있었다. 최희진은 “라익이와 꽁냥꽁냥한 신들이 많았다. 사진도 많이 찍고 서사를 채워가려 부단히 노력하며 피어싱도 작품을 위해 뚫었어요. 혜주가 라익이를 이 정도로 사랑했다는 의미였던 것 같다”며 “피어싱을 보면서 (김재영과) ‘우리 왜 이렇게까지 하지?’하며 웃기도 했다. 키스신도 있었는데, 편집되어 아쉽기도 하지만 오히려 잘 됐다는 생각도 든다”고 돌이켰다. 

 

우울했던 과거를 잊게할 만큼 라익과의 시간은 행복했다. 그런 라익이 떠나고, “사랑 받아본 적 없어서”라는 우성의 발언에 혜주는 이성을 잃었다. 최희진은 “우성의 말을 듣는 순간 (혜주가) 돌아버린 게 아닐까. 라익이 없으면 사랑받을 수 없다는 생각에 실수가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ENA 드라마 '아이돌아이'에서 홍혜주 역을 맡은 배우 최희진.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ENA 드라마 '아이돌아이'에서 홍혜주 역을 맡은 배우 최희진.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진범인듯 아닌듯…최희진의 ‘숙제’

 

‘아이돌아이’는 살인사건 용의자가 된 아이돌 가수와 그의 무죄를 밝혀야만 하는 스타 변호사의 이야기를 주축으로 했다. 아이돌 밴드 골드보이즈의 멤버 강우성의 죽음, 그 현장에 있던 도라익이 용의자로 몰리면서 사건이 전개된다. 시청자는 소속사 대표, 밴드 멤버 등을 범인으로 추측했다. 비밀을 감춘듯 한 홍혜주 역시 범인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진짜 범인’ 홍혜주의 숙제는 범인 같이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다 보여주면 안 된다’는 전제를 지키기 쉽지만은 않았다. 그는 “전략적으로 분배해서 연기했다. 첫 촬영신이 곽병균 검사(정재광)를 만나러 가는 거였는데, 자신이 저질러놓고 검사를 만나러 가니 속으로 애가 타더라. 복잡한 마음에 톤이 너무 범인 같은지 확인도 했다”고 털어놨다. 아쉬운 순간도 있었지만, 고민을 거듭하며 점차 혜주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돌아보면 매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그 중에서도 홍 회장(전국환)과의 독대 신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최희진은 “대선배님과 촬영이라 긴장을 많이 했지만, 나를 힘들게 한 아버지라고 생각하고 연기하려 했다”고 회상했다. 평소와 달리 그 장면만큼은 하고 싶은 대로 연기했다. “그러다 보니 내가 모르는 포인트에서 눈물이 나고 울분이 터지더라”며 “어쩌면 이 친구(홍혜주)도 감정이 요동칠 수 있구나 생각이 들면서 비로소 혜주가 된 것 같았다”고 했다. 

 

칼로 우성을 찌르게 되는 범행 장면은 원테이크로 촬영했다. 집으로 들어와 찌르고 칼을 떨어트리는 장면까지 끊기지 않았다. 최희진은 “8번 정도 촬영했는데, 액션도 맞춰야 하니 정신없이 8번 정도 촬영했다. 다음날 보니 몸에 멍이 들어있는데, 너무 뿌듯하고 행복하더라”고 미소 지었다.

 

평소 밝은 성격의 최희진이기에 홍혜주와의 공통점을 좀처럼 찾을 수 없었다. “작품에 임하며 항상 나를 조금씩 투영하는데, 미스테리한 혜주를 연기하며 인물을 채워가는 게 힘들었다. 큰 부담이자 도전이지만 배우로서 상상해보지 못한 배역을 맡았을 때가 짜릿함이 있다. 이 타이밍에 혜주를 만날 수 있어 감사했다”고 짚었다. 

ENA 드라마 '아이돌아이'에서 홍혜주 역을 맡은 배우 최희진.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ENA 드라마 '아이돌아이'에서 홍혜주 역을 맡은 배우 최희진.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누군가의 팬, 누군가의 연예인

 

극 중 맹세나가 도라익의 팬인 것처럼, 그도 팬심을 가진 가수가 있다. 즐겨 듣는 음악을 묻자 최희진은 “얼마 전 김동률 선배님의 콘서트에 다녀왔다. 이소라 선배님의 음악도 좋아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평소 LP를 들으며 일과를 시작한다고. “중요한 일정이 있을 때 LP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특히 발라드를 좋아해서 MP3에 선배님들의 곡을 담아서 들었다. 그때 그 감성이 좋아 LP를 듣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연극과 영화뿐 아니라 오케스트라 공연도 공연장에 찾아가 직접 들으며 영감을 얻곤 한다. 좋아하는 작가의 공연을 감상하면서 배우로서의 다짐도 새긴다.

 

작품을 통해 연예인이라고 다르지 않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화려해 보이지만 각자의 아픔이 있고, 살펴보면 따듯한 인간미도 있다. 연예계의 이면과 연예인들의 감정과 삶을 시청자에게 전달한 점이 ‘아이돌아이‘의 강점이라 느꼈다. 

 

팬들의 의미도 새삼 소중하게 다가왔다. 최희진은 “최근 팬들을 위한 콘텐츠를 찍었는데, 정말 정성스럽고 긴 댓글들을 달아주시더라. 보면서 울컥했다”라고 눈을 반짝였다. 첫 출연작부터 지켜봐 준 팬의 메시지도 있었다. “이런 소중한 응원이 연예인에게 가장 큰 힘이 되는 것 같다. 한 명의 팬이라도 사랑과 응원을 보내준다는 것만으로도 자신감을 얻게 된다. ‘아이돌아이’를 통해 그 마음을 알게 돼 더 감사하다”고 했다. 

 

새해 시작을 ‘아이돌아이’로 열면서 힘을 얻었다. 여전히 더 다양한 작품과 역할을 향한 갈증을 가진 배우다. 최희진은 “어두운 역할을 해보니 나름대로 상상할 수 있는 게 많더라. 비밀을 품고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었다”면서 “어떤 역할이든 소화해낼 자신이 있다. 다양한 얼굴을 가진 것이 나의 장점이라 생각한다. 앞으론 나와 비슷한 캐릭터도 해보고 싶고, 멜로물이나 경험해보지 못한 사극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바랐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