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도로와 보도블록 곳곳이 쉽게 얼어붙는다. 평소에는 문제없이 걷던 길도 순식간에 빙판길로 변하고, 이로 인해 낙상사고가 급격히 늘어난다.
특히 겨울에는 혈관이 수축하면서 근육과 인대가 뻣뻣해지고 반응 속도도 느려지기 때문에, 미끄러지는 순간 균형을 잡지 못하고 발목을 접질리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삐끗했다’고 생각하고 넘기기 쉬운 상황이지만, 실제로는 발목 인대가 늘어나거나 찢어지는 손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발목 인대는 뼈와 뼈를 연결해 관절이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걷기와 뛰기, 방향 전환 등 일상적인 움직임마다 체중과 충격을 반복적으로 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인대 손상이 흔한 부위이기도 하다.
특히 겨울철 빙판길에서 미끄러지며 발이 안쪽으로 꺾이는 경우 발목 바깥쪽 인대가 손상되는 일이 많다. 손상 정도에 따라 인대가 살짝 늘어난 상태부터 부분 파열, 완전 파열까지 다양하게 나타나며, 증상이 가벼운 경우에도 방치하면 발목이 쉽게 삐끗하는 불안정한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
발목 인대가 손상되면 붓기와 통증이 빠르게 나타나고, 시간이 지나면서 멍이 퍼지기도 한다. 가벼운 경우에는 약간의 불편함만 느껴지지만, 부분 파열 이상에서는 정상적인 보행이 어렵고 체중을 싣기 힘들 정도의 통증이 동반된다.
인대가 완전히 끊어진 경우에는 관절이 헐거워진 느낌이 들고, 조금만 움직여도 통증이 심해 일상생활이 제한된다. 이처럼 손상 정도에 따라 증상 차이가 크기 때문에 정확한 구분과 진단이 중요하다.
발목을 접질렸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 대응이다. 우선 손상 부위를 최대한 움직이지 않고 안정을 취해야 하며, 얼음찜질을 통해 붓기와 통증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때 얼음은 수건에 싸서 사용해야 하며, 직접 피부에 대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또한 붕대나 테이프를 이용해 발목을 압박해주고,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려 부종이 심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러한 응급처치는 병원에 내원하기 전까지 손상 악화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통증이 심해 발을 디딜 수 없거나, 붓기와 멍이 빠르게 퍼지거나, 며칠이 지나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는다면 단순 염좌로 넘겨서는 안 된다. 이 경우 인대 파열이나 골절, 연골 손상 등이 동반됐을 가능성이 있어 병원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진료를 통해 인대 손상 정도와 관절의 불안정성을 확인한 뒤, 상태에 맞는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
발목 인대 파열 치료는 손상 정도와 환자의 생활 패턴에 따라 달라진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수술 없이도 회복이 가능하다. 초기에는 통증과 부종을 가라앉히는 치료와 함께 보조기나 깁스를 이용해 발목을 보호하고, 인대가 회복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이후에는 인대 회복을 돕는 주사 치료나 체외충격파 치료, 운동 및 도수치료 등을 통해 관절 기능을 회복하고 재발을 예방한다. 단순히 통증이 줄었다고 치료를 중단하기보다는, 발목을 지탱하는 근력과 균형 감각을 함께 회복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반면 인대 파열이 반복되거나 발목 불안정성이 심한 경우, 여러 인대가 동시에 크게 손상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수술은 관절 상태에 따라 손상된 인대를 봉합하거나, 기능 회복이 어려운 경우에는 인대를 재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근에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최소한의 절개로 수술을 시행하고, 가능한 한 남아 있는 인대 조직을 보존해 안정성을 회복하는 방법이 선호되고 있다.
치료 이후 관리 역시 매우 중요하다. 발목 인대는 회복 이후에도 재손상 위험이 높기 때문에 충분한 재활 과정을 거쳐야 한다. 특히 발목 주변 근육을 강화하고 균형 감각을 회복하지 않으면, 같은 부위를 반복적으로 다칠 가능성이 크다. 발목을 자주 삐끗하는 상태가 지속되면 만성 발목 불안정증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발목 연골 손상 같은 2차 문제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겨울철 발목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신발을 착용하고, 굽이 높거나 발목 지지가 약한 신발은 피하는 것이 좋다. 외출 전에는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발목과 종아리 근육을 풀어주고, 보폭을 줄여 천천히 걷는 습관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미 발목을 자주 접질리는 편이라면 단순한 습관 문제로 넘기지 말고, 발목 불안정성 여부를 확인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조일엽 서울바른세상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겨울철 빙판길에서 발생하는 발목 염좌는 흔한 부상처럼 보이지만, 초기 치료가 미흡하면 인대가 느슨해진 상태로 굳어 만성 발목 불안정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발목을 접질렸을 때는 바로 안정과 냉찜질을 시행하고, 통증이나 부종이 지속된다면 정확한 검사를 통해 손상 정도를 확인한 뒤 상태에 맞는 치료와 재활을 끝까지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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