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까지 바꾼 귀금속 랠리] "급락은 조정일 뿐…금값 흐름 꺾인 것 아냐"

최근 국제 금값이 큰 폭의 조정을 겪었지만 이를 두고 상승 추세의 종료로 해석하기는 이르다는 데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인다.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이 나타났을 뿐, 금 가격을 떠받쳐 온 구조적 요인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송종길 한국금거래소 사업총괄사장과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 리서치부장은 3일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변동성은 속도 조절 국면”이라며 금값의 방향성이 바뀌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송 사장은 최근 금 시장을 “단기 과열과 구조적 수요가 공존하는 구간”으로 규정했다. 그는 “최근 금 시장에는 개인 투자자 유입이 빠르게 늘며 단기적으로 과열 신호가 일부 포착되고 있다”면서도 “이를 이유로 상승 흐름이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송 사장은 “금값이 흔들릴 수 있는 이유는 금의 펀더멘털이 약해져서가 아니라, 그만큼 빠른 속도로 올라왔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황 부장 역시 최근 급락을 추세 전환으로 보지 않았다. 그는 “온스당 5600달러 선까지 치솟은 이후 과열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차익 실현의 빌미가 필요했던 것”이라며 “단기 조정은 불가피했지만 금 가격 강세의 근본 흐름이 훼손된 것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송 사장이 지목한 금값 상승의 근본 요인은 세계적인 부채 확대다. 미국은 사상 최대 규모의 국가부채를 기록 중이며, 일본의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260%에 달한다. 유럽 역시 재정적자가 지속되고 있고, 한국을 포함한 다수 국가에서 정부·가계 부채가 빠르게 늘고 있다. 과도한 부채는 통화가치 하락 우려로 이어지며, 금과 같은 실물자산의 상대적 매력을 높이고 있다.

 

또한 중앙은행의 금 매입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시화된 점도 금값을 떠받치는 핵심 요인이다. 송 사장은 “최근 금값을 떠받치는 가장 중요한 축은 신흥국 중앙은행의 구조적인 금 매입으로 이 수요는 가격 등락과 무관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달 금값 급등은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매파 성향의 케빈 워시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황 부장은 “워시 의장 취임 이후에도 유효한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 속 골드바와 코인, 상장지수펀드 (ETF) 등에 대한 투자 수요와 각국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고 다변화 흐름은 금 가격 강세를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워시 지명 여파가 해소될 때까지는 단기 차익 실현과 저가 매수세 사이의 숨고르기 장세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 송 사장은 “최근 국제 정세는 특정 이벤트가 끝난다고 해서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상시적으로 유지되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미국 통화정책과 관련해서 황 리서치부장은 “워시 쇼크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 출회로 단기 금 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양상이나 다시 5000달러를 상회하는 강세가 예상된다”면서 “2년 이상 금 가격 상승 랠리를 견인해온 미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긴축으로 전환될 때, 금 가격 강세 사이클도 일단락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단기 투자 전략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강조됐다. 송 사장은 “최근처럼 변동성이 커진 국면에서는 추격 매수나 감정적인 매매는 피해야 한다”며 “여유 자금이 있다면 조정 국면에서 분할 매수로 접근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이주희·노성우 기자 



이주희 기자 jh224@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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