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미만 아파트 매수세, ‘노·도·강’ 집중…경매 낙찰가율도 상승

사진은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 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북 지역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15억원 미만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서울 외곽 지역의 매수세가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대출 규제와 금리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실수요가 상대적으로 진입 문턱이 낮은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노원·도봉·강북구 등 이른바 노·도·강 일대에서 매물 소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들 지역은 서울 내에서도 15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높은 곳으로 중저가 주택 수요가 구조적으로 형성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노·도·강 지역에서는 실거주 목적의 매수 문의와 현장 방문이 늘고 있다. 강남권과 한강변 주요 단지의 가격 부담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교통과 생활 인프라를 갖춘 외곽 중소형 단지로 수요가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형·고가 주택보다는 대출 활용이 가능한 중저가 주택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15억원을 전후한 가격 구간이 대출 한도와 세 부담을 함께 고려하는 실수요자들에게 심리적 기준선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가 주택에 대한 접근이 제한된 상황에서 중저가 단지로 수요가 이동하고 이 과정에서 노·도·강과 같은 외곽 지역이 먼저 반응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금리 수준과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당분간은 중저가 매물을 중심으로 한 선택적 매수세와 제한적인 회복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와 함께 경매시장에서도 중저가 중심의 회복 신호가 감지된다.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최근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감정가에 근접한 수준에서 낙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부 자치구에서는 낙찰가율이 100%를 웃돌며 가격 저점 통과 기대를 키우는 분위기다. 노·도·강 지역 역시 낙찰가율이 개선되며 경매를 통한 매입 수요가 다시 유입되는 모습이다.

 

이날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107.8%를 기록해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째(102.3%→101.4%→102.9%→107.8%) 100%를 넘었다. 지난달 낙찰가율은 2개월 연속 상승한 수치이자 2022년 6월(110.0%) 이래 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시장 지표도 이런 흐름을 뒷받침한다. 1월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은 44.3%로, 지난해 12월(42.5%)보다 1.8%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총감정가는 491억3333만원에서 790억4200만원으로, 총낙찰가는 505억6594만원에서 852억1692만원으로 증가했다. 평균 응찰자 수도 6.7명에서 7.9명으로 늘어 규제 강화로 인해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으로 자금과 수요가 더 몰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높아진 것은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정부가 지난해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으면서 경매로 투자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토지허가거래 구역으로 묶이면 2년 실거주 의무가 발생해 주택을 매수하려면 관할 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경매를 통해 주택을 낙찰받을 경우 토허제가 적용되지 않아 실거주 의무가 없고, ‘갭투자’(전세 낀 매수)가 가능하다. 현금 보유력이 있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경매시장이 일종의 틈새인 셈이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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