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선이요? 확실히 강해졌죠(웃음).”
호주 질롱의 뜨거운 햇살 아래 이강철 프로야구 KT 감독의 머릿속은 쉴 틈이 없다. 겨우내 숨 가쁘게 움직인 만큼 뎁스는 두터워졌고, 풀어내야 할 퍼즐도 복잡해졌다는 설명이다.
KT 방망이는 앞서 스토브리그서 큰 변화를 마주했다. 주축 타자였던 강백호가 한화로 자유계약(FA) 이적하며 생긴 공백은 결코 작지 않다. 대신 그에 못지않은 존재감을 갖춘 자원들을 연거푸 보강했다. 타격기계 김현수와 센터라인을 책임질 중견수 최원준을 FA로 품었고, 여기에 미국 메이저리그(MLB) 통산 44홈런을 기록한 외국인 타자 샘 힐리어드까지 가세했다.
호주 캠프 돌입 후 외야 포지션 노선정리도 마쳤다. 3일 질롱 베이스볼센터에서 만난 이 감독은 “좌익수와 1루수를 놓고 고민했다. 여러 가능성을 다 체크했다. 힐리어드가 외야로, 김현수가 1루 수비로 간다”며 “중견수 최원준, 우익수 안현민까지 주전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외야가 상당히 탄탄해졌다”고 설명했다.
새 설계도를 받아들었다. 사령탑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상위타선으로 향한다. 앞에서부터 상대 투수를 강하게 압박하겠다는 것. 이 가운데 이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꼽은 이름은 힐리어드다.
“힐리어드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4번 타자로 자리 잡아주길 기대한다”고 운을 뗀 그는 “지금 시점에서 구상 중인 최적의 조합은 최원준과 김현수가 테이블세터를 꾸린 뒤 안현민이 기존 3번타자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타자들이 물꼬를 트고, 힐리어드가 해결사를 맡는 그림이다. 이 감독은 밥상을 차릴 최원준과 김현수를 향해서도 “둘에게 익숙한 타순이기도 하더라. 왼손 투수들 상대로도 곧잘 친다”고 밝혔다. 이어지는 5번타자부턴 허경민, 장성우 등 상황에 따라 가장 강한 카드를 꺼내겠다는 방침이다.
물론 계획이 곧바로 현실이 되진 않는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험을 거쳐야 비로소 답이 보일 터. 그렇기에 질롱에서 보낼 시간들이 한층 중요해졌다.
KT는 1차 캠프 기간 호주프로야구(ABL) 멜버른 에이시스와 세 차례 연습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이 감독은 이를 단순한 몸풀기가 아닌 본격 테스트 무대로 보고 있다.
퍼즐 조각들을 한자리에 올려놓고 답을 찾는 과정이다. 이강철 감독은 “새 얼굴도 많고, 좋은 선수들이 모였다. 이제 내 나름대로 정리를 해야 한다”며 “연습경기가 있으니까 많이 테스트해 보겠다. 납득할 수 있는 결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계속 고민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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