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로제,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가상의 걸그룹 헌트릭스, 현지화 그룹 캣츠아이가 올해 그래미 어워즈를 빛냈다. 모두의 기대 속에 나타난 K-팝신 ‘포스트 방탄소년단’은 각기 다른 매력과 특징을 가진 K-팝 여가수들이었다.
2일 미국 LA에서 열린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K-팝신은 로제, 케데헌 헌트릭스, 캣츠아이까지 세 그룹의 노미네이트 아티스트를 배출했다. 그 중 OST곡인 헌트릭스의 골든(Golden)만이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지만 그 이면에는 K-팝의 또 다른 도약이라는 의미가 숨어있다.
사실 미국 대중음악계 최고 권위의 시상식으로 꼽히는 그래미 어워즈는 명성만큼이나 수상의 벽도 높아 한국 대중음악 시장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졌다. K-팝 가수로 그래미의 벽을 처음 깬 이는 방탄소년단이다. 2019년 제61회 그래미 어워즈 시상자로 참석해 K-팝의 위상을 알렸고, 제62회 시상식에서는 릴 나스 엑스(Lil Nas X)와 컬래버 공연을 꾸몄다. 2021년 제63회 시상식에서는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라 K-팝 아티스트 최초 그래미 음악 후보로 남았다. 제64회 시상식에서는 버터(Butter)로 후보에 올라 본식 무대에 섰고, 제65회 시상식에서는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로 같은 부문 3년 연속 후보에 오르며 그래미의 단골 후보가 됐다.
방탄소년단 활동이 공백기에 접어든 뒤 그래미의 문을 두드린 K-팝 가수는 없었다. K-팝이 확장하며 여러 스타들이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후보 노미네이트조차 쉽지 않았다. 그러나 K-팝은 그 자리에 머물지 않고 또 한 번 도약했고 올해 3년 만에 세 그룹의 후보를 배출해냈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대히트에 성공한 골든은 올해의 노래를 비롯해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 후보에 들었다. 또 프랑스 DJ 겸 프로듀서 데이비드 게타 리믹스를 통해 베스트 리믹스드 레코딩 후보에 올랐고, OST가 베스트 컴필레이션 사운드트랙 포 비주얼 미디어 후보에 들면서 총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로제는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협업한 글로벌 히트곡 아파트(APT.)로 본상인 올해의 레코드와 올해의 노래를 비롯해 베스트 팝/듀오 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다. 2024년 10월 발표된 아파트는 전 세계 각종 차트에서 K-팝 신기록을 썼다.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자체 최고 순위 3위를 찍었고, 해당 차트엔 45주간 진입하며 장기 흥행을 이끌었다.
베스트 뉴 아티스트와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캣츠아이는 하이브와 게펜레코드가 K-팝 방법론에 기반해 현지에서 기획 및 제작한 그룹이다. 날리(Gnarly), 가브리엘라(Gabriela), 인터넷 걸(Internet Girl)을 동시에 빌보드 핫100에 올려놓으며 데뷔 1년 만에 글로벌 시장에 눈도장을 찍었다. 그래미 수상 가능성은 크지 않았지만 노미네이트만으로 성장 가능성을 충분히 인정받았다.
K-팝 여성 가수가 그래미 어워즈에 노미네이트 된 건 최초다. 또 K-팝 세 팀이 동시에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오른 것도 처음이다. 특히 로제는 K-팝 솔로 가수 최초로 그래미 어워즈 후보가 됐다. 글로벌 팝스타와의 듀엣곡, 현지화 그룹에 녹인 K-팝의 본질, 여기에 애니메이션 영화의 OST로도 K-팝의 음악성을 증명했다.
포스트 방탄소년단을 찾아 노력하던 K-팝 시장이 새로운 확장 가능성을 활짝 열어준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올해 그래미 어워즈는 K-팝의 재도약을 인증받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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