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택시 시리즈로 신화를 쌓아 올린 SBS 금토드라마가 시청률 수렁에 빠졌다.
지난달 16일 첫 방송 된 드라마 ‘오늘부터 인간입니다만’(오인간)은 인간이 되기 싫은 MZ 구미호와 자기애 과잉 인간의 좌충우돌 망생 구원 판타지 로맨스물이다. 신드롬급 인기를 끈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이후 1년 8개월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김혜윤과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글로벌 흥행의 주역 로몬의 만남으로 주목받았다. 타이틀롤을 맡은 김혜윤은 어쩌다 발견한 하루, 어사와 조이, 선재 업고 튀어 등 남자주인공과의 쫀쫀한 케미스트리로 특별한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그의 파트너이자 라이징스타 로몬과의 호흡이 기대를 모은 이유다.
아쉽게도 기대를 충족시키진 못했다. 총 12부작으로 지난달 31일 반환점을 돌았지만 여전히 2%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회 기록한 시청률 3.7%(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이 ‘오인간’의 최고 성적이다. 짧아진 회차 탓에 방영 초반 시청자 붙잡기가 필수지만, 판타지적 세계관을 이해시키는 것도 주연배우들의 매력을 전달하는 것도 실패한 모양새다.
극 중 은호(김혜윤)는 수백 년을 수련해 인간이 되고자 하는 구미호의 정설을 깨고 인간이 되지 않고자 노력한다. 악한 인간의 소원을 들어주고 대가로 돈을 받아 인간 세상의 부를 누리는 구미호다. 일반적 구미호의 속성과 달리 자신의 행복을 극대화하기 위해 타인과 세상의 이야기에는 귀 기울이지 않는다. 이를 ‘MZ 구미호’로 지칭하며 화려한 스타일링과 거침없는 언행을 설정했다. 여기에 단 한 번의 선택이 낳은 나비효과, 세상을 떠난 언니와 같은 얼굴을 한 팔미호 금호(이시우), 은호를 노리는 장도철(김태우)의 등장 등이 전반부 전개다.
다소 복잡한 설정과 상황의 변화,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은 새로운 시청자의 유입을 이끌지 못했다. 이들 설정을 대사로 풀어내야 했고, 이는 김혜윤에게 집중됐다. 그의 강점으로 꼽히던 또렷한 대사 전달력은 오히려 피로감을 몰고 왔다.
김혜윤의 원맨쇼로는 높아진 시청자의 눈높이를 감당할 수 없었다. 아직 시청자에겐 낯선 로몬의 존재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구미호 세계관 또한 ‘오인간’이 가진 한계다. CG 연출을 두고도 시청자의 혹평이 나왔다. 극 초반 은호가 쓰는 축지법을 비롯해 판타지의 장르적 특성을 살리지 못한 연출로 몰입감을 떨어트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동시간대 방송 중인 경쟁작의 흥행도 뼈아프다. 시청률 10%대를 넘어선 지성 주연의 ‘판사 이한영’은 물론 박신혜 주연의 ‘언더커버 미쓰홍’도 시청률 순항 중이다. ‘오인간’의 드라마틱한 시청률 상승세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전작 종영 시청률(13%)의 반의반도 지키지 못했다는 점이 치명타다. 2022년 ‘오늘의 웹툰’(최고 4.1%), 2024년 ‘7인의 부활’(최고 4.4%)에 이어 또 한 번 오점을 남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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