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경연 프로그램과 연애 예능 프로그램이 급증하면서 일반인 출연자의 검증도 중요한 사안으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흑백요리사2’로 스타덤에 오른 요리사 임성근의 화려한 전과 이력이 업계를 발칵 뒤집었다.
한식 조리기능장 보유자 임성근은 요리 서바이벌에 세 차례 출연해 주목받은 실력자다. ‘한식대첩3’(2015) 시리즈의 우승 경력을 살려 지난주 종영한 흑백요리사2에 출연해 최종 7인에 들었다. 특유의 유쾌함과 거침없는 칼질에 프로그램 최대 수혜자로 손꼽혔고, 각종 예능 섭외 1순위로 떠올랐다.
그러나 돌연 과거 다수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고백해 파문이 일었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10년에 걸쳐 3번 음주를 했다”고 고백했고 관련 취재가 시작되자 자백했다는 소식까지 들려 대중의 실망감은 커졌다. 심지어 세 차례가 아닌 네 차례 음주운전이 있었고 도로교통법 위반 1회, 쌍방폭행 벌금형 등 총 6회 전과가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1999년엔 무면허 상태로 부인 소유 오토바이를 몰아 37일간 구금됐고 2017년과 2020년엔 대리운전사를 불렀지만 실랑이가 벌어져 시동을 켜고 잠들거나 약 200m가량 운전해 적발됐다.
충격적인 과거에 넷플릭스 측에 출연자 검증 미비라는 비난의 화살이 돌아갔다. 임성근은 출연 전 음주운전 이력을 털어놓았다고 밝혔지만 넷플릭스 측은 “2020년 발생한 1건만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흑백요리사2’의 후광을 업고 발 빠르게 움직였던 예능 제작진들이 타격을 입게 됐다. ‘전지적 참견 시점’, ‘살롱드립’ 등 임성근이 촬영을 마친 예능 프로그램은 논란이 심화하자 해당 촬영분 폐기를 결정했다. ‘편스토랑’, ‘아는 형님’ 역시 출연을 취소했고 유튜브 채널에 PPL 노출을 의뢰한 브랜드와도 배상을 논의 중이다.
사전 미팅을 통해 출연자를 파악하고 방송에 출연시키는 것은 전적으로 제작진의 몫이다. 하지만 출연자가 감추는 과거를 들추는 일은 쉽지 않다. 임성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임성근 측은 “출연자 사전 설문 때 ‘범죄 이력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음주운전 이력을 적었다. 절대 제작진을 속이거나 피해 주려고 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2020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은 음주운전 이력을 알리고도 출연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넷플릭스 측도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반인 출연 예능 프로그램이 많아지면서 출연자 검증의 문제는 제작진의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최근 연애 예능 프로그램 합숙맞선은 출연자의 상간 의혹으로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주요 출연자 A씨가 유부남과 부정한 관계를 저질러 상간자 소송에 휘말렸고,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다는 법원의 판단이 내려졌다는 것이다. A씨는 “무분별하고 왜곡된 이슈몰이”라고 반박했지만 사실관계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합숙맞선 제작진은 남은 회차에서 A씨의 출연 분량을 전면 삭제했다.
흑백요리사 시즌1도 종영 후 출연자들의 사생활 이슈가 불거진 바 있다. 흑수저 셰프 유비빔의 식당 불법 영업이 알려져 눈총을 받았고, 백수저 셰프 이영숙은 빚투 의혹이 불거졌다. 흑수저 셰프 강승원은 사생활 논란이 일었다. 인지도가 올라갈수록 과거의 잘못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모양새다.
제작진도 난감한 부분이 있다. 현실적으로 수사기관이 아닐 경우 전과·수사경력 조회는 불가능하다. 출연자에게 범죄경력회보서를 떼 오라고 요구하는 것도 위법 가능성이 크다. ‘범죄 사실이나 사회적 물의 이력을 사전에 알릴 의무가 있다’는 조항을 넣고 허위·은폐 시 계약 해지나 손해배상 조항을 넣는 것이 최선이다. 다만 출연자가 이를 의도적으로 숨긴다면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나서 사후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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