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처럼 차가운 시즌을 버텨온 문성곤이 가장 자신다운 방식으로 KT를 살렸다. 숫자로 설명되지 않는 4쿼터의 투지가 대역전승의 출발점이었다.
KT는 24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78-71 역전승을 거뒀다. 이 배경엔 문성곤의 투지가 있다. 16분14초 동안 7점 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 이중 5점 4리바운드가 승부처인 4쿼터에 나오면서 역전에 결정적인 발판을 마련했다.
유독 추운 겨울이다. 올 시즌 27경기 평균 12분 7초 출전. 데뷔 시즌(평균 7분30초) 이후 가장 적은 출전 시간이다. 기회가 왔다. 자신이 가장 잘하는 헌신과 투지로 코트를 누볐다. 54-66으로 뒤지고 있던 4쿼터 초반 강성욱의 패스를 받아 깔끔한 3점슛을 성공했다. 이후 자유투 득점을 추가했고, 리바운드 경합 과정에서 케렘 칸터와 부딪히면서도 공을 놓지 않으며 공격권을 사수했다.
문성곤은 격차를 2점 차(67-69)까지 줄인 경기 종료 5분여 전 저스틴 구탕의 패스를 잘랐다. 이렇게 얻은 공격권은 데릭 윌리엄스의 덩크슛으로 이어지면서 동점(69-69)이 됐다. 이후 5반칙으로 퇴장당하긴 했으나, 자신의 가치를 오랜만에 증명한 기회였다. 흐름을 탄 KT는 윌리엄스(23점), 이두원의 연속 득점으로 역전까지 성공하며 승리했다. 신인 가드 강성욱(17점 4리바운드 7어시스트)의 활약도 빛났다.
경기 후 방송사 인터뷰에 나선 문성곤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아내 생각이 많이 난다. 이렇게 힘들게 하려고 결혼한 건 아닌데, 미안하고 고맙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이어 “무조건 버티는 게 이기는 거라고 생각했다. 전날 허일영(LG) 형이 하는 걸 보고 힘을 냈다. 출전 시간 등으로 어려워했는데, 주어진 기회를 잘 잡더라. 나도 언젠가 기회가 왔을 때 저렇게 잡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방송사 수훈선수로 선정되면 ‘공아지’ 인형을 받는다. 하지만 오늘 중계석 위엔 놓여있지 않았다. 문성곤은 “공아지는 안 주나요? 올 시즌 하나도 못 받았다. 다시 언제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다”면서도 “내게 시간이 주어진다면 궂은일도 하고, 득점도 기여를 하고 싶다. 계속 부상 없이 올 시즌 마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시간 잠실학생체육관에선 SK 자밀 워니가 불을 뿜었다. 워니는 한국가스공사와의 홈경기에서 27점 10리바운드 11어시스트로 코트를 장악했다. 시즌 개인 3호 트리플더블이자, 전체 7호다. 워니의 활약에 힘입어 SK는 95-81의 시원한 승리를 챙겼다. 울산동천체육관에선 현대모비스가 웃었다. 레이션 해먼즈가 29점을 몰아치며 86-78 승리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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