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를 부탁해.’
우완 투수 조상우가 KIA와의 동행을 이어간다. 21일 자유계약(FA)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 2년에 계약금 5억원, 연봉 8억원, 인센티브 2억원 등 총 15억원 규모다. 심재학 KIA 단장은 “조상우는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다. 불펜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상우는 “계약 소식을 빠르게 전하지 못해 팬들께 죄송하다. 늦어진 만큼 더 단단히 마음먹고 시즌을 준비할 계획이다. 챔피언스필드 마운드서 멋진 모습으로 팬들께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1차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이틀 전, 극적으로 도장을 찍었다. 그만큼 간극이 컸다. 조상우는 2013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1순위)로 넥센(키움 전신)에 입단했다. 2025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었다. 정규리그 72경기서 6승6패 28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했다. 데뷔 후 가장 많은 홀드를 작성했지만, 반대로 평균자책점은 2017시즌(4.87) 이후 가장 높았다. 서로의 눈높이가 달랐던 배경이다. 오랜 시간 장고를 거듭했다.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던 협상 과정. 변화를 주기로 했다. 계약기간을 줄이고 세부 내용에 집중키로 한 것. 4년이 아닌, 2년 계약으로 노선이 바뀐 이유다. 여기엔 ‘특약’이 있다. 만약 조상우가 2년간 일정 기준에 부합하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경우 옵트아웃(Opt out)을 실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일종의 선택권을 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KIA와 비(非)FA 다년계약을 체결할 수도, 자유계약선수 신분으로 9개 구단과 보상선수, 보상금 없이 협상할 수도 있다.
양 측 모두에게 나쁘지 않은 장치다. 구단 입장에선 기간을 줄인 만큼 부담이 줄어든다. 선수에겐 확실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조상우는 1994년생으로, 30대 초반이다. 2027시즌 종료 후에도 만 33세로 젊다. 물론 무조건 이적을 염두에 놓은 계약은 아니다. KIA 관계자는 “2년 후 재계약을 우선시한 협상”이라고 강조했다. 조상우는 “계약기간 동안 큰 보탬이 되고 싶다. 2년 뒤 재계약 협상에서 구단의 좋은 평가를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이 아니다. KIA는 이날 투수 김범수와 홍건희도 영입, 불펜 보강을 꾀했다. 김범수와는 3년 총액 20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12억원, 인센티브 3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자유계약선수 신분이었던 홍건희와는 1년 총액 7억원(연봉 6억5000만원, 인센티브 5000만원)에 손을 잡았다. 앞서 KIA는 아시아쿼터로 내야수 제리드 데일을 영입했다. 두산으로 이적한 박찬호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함이다. 나머지 9개 구단이 모두 투수를 영입한 것과는 다른 그림이었다. 마운드 쪽 물음표가 커졌던 상황에서 한꺼번에 베테랑 불펜진 3인방을 품으며 대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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