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시력 문제는 보호자가 인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는 자녀가 가정 내에서 시력에 불편함을 드러내지 않거나 외견상 정상적으로 보이는 경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소아의 정기적인 시력 검진의 중요성이 거듭 강조되는 실정이다.
정현철 부산 양정베스트안과 원장은 “’집에서는 잘 보는 것 같았어요’, ‘아이가 불편하다는 말을 한 적이 없어요’라는 보호자들의 진술이 소아 시력 문제의 은밀한 진행 양상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며 “스스로 인지하기 어려운 아동의 특성상,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과 시력 검진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많은 보호자들이 아동의 시력이 출생 시 완성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시각 기능은 출생 이후 수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발달한다.
특히 생후 수개월부터 만 7~8세까지는 시각 피질 및 시각 경로가 활발히 성장하는 결정적 시기다. 이 기간의 시각 자극이 아이의 평생 시력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소아에게 주로 발생하는 안과 질환으로는 약시, 사시, 근시·원시·난시 등 굴절 이상, 선천백내장, 안진, 눈물길 폐쇄 등이 꼽힌다. 이들 질환은 외형적 징후가 뚜렷하지 않아, 정기적인 안과 검진 없이는 진단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약시'는 적절한 시기에 치료가 이루어질 경우 정상 시력에 가깝게 회복될 수 있는 질환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진단 시기에 따라 예후가 현저히 달라지는 점이 중요하다. 만 7~8세 이전에 발견하여 안경 교정, 가림 치료, 또는 필요시 수술적 치료를 병행하면 긍정적인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이 시기를 넘길 경우 치료 반응이 급격히 감소한다.
따라서 약시의 조기 발견은 매우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소아 안과 진료는 성인의 일반적인 시력 검사와는 접근 방식에 본질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단순히 시력표를 읽는 능력만을 평가하는 것을 넘어, 아동의 연령과 발달 단계를 고려하여 단안 및 양안 시력의 균형, 굴절 상태, 안구 정렬, 입체시 및 양안시 기능, 그리고 안구 구조의 이상 여부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좋다.
보호자는 자녀의 시력 발달에 문제가 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몇 가지 징후들을 세심히 주시해야 한다. TV나 스마트폰을 지나치게 근접하여 시청하거나, 고개를 기울이거나 한쪽 눈을 가리고 보는 행동은 면밀한 관찰이 요구된다.
또한, 눈이 자주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쏠리거나, 눈을 자주 비비거나 깜빡이는 습관, 또래에 비해 집중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보이는 경우에도 안과 검진을 강력히 권장한다. 특히 약시나 사시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더욱 세심한 관심과 조기 검진이 필요하다.
소아 시력 관리는 문제가 발생한 후에 치료를 개시하는 방식보다는,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발견하고 예방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따라서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만 3~4세 무렵, 그리고 초등학교 입학 전에는 반드시 한 번쯤 정밀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 결정적인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평생 시력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현철 원장은 “진료실에서 '조금만 더 일찍 방문하셨더라면 시력 개선의 가능성이 훨씬 컸을 텐데요'라는 아쉬움을 표할 때마다 너무나 안타깝다”며 “아이의 시력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사이에도 꾸준히 발달하거나 정체될 수 있다. 이는 결국 평생 시력의 질적 격차로 귀결될 수 있기 때문에 아동의 5번째 생일 전후 시력 검사의 필히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등학교 졸업 시점까지 6개월 간격으로 시력 및 안구 전반의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