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열세 딛고 빛난 용병술… 김상식 감독의 베트남, 사상 최초 조별리그 3연승으로 U-23 아시안컵 8강행

김상식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디제이매니지먼트 제공

 

“투혼을 발휘해 기적과 같은 승리를 거뒀습니다.”

 

김상식 감독이 베트남 축구의 한 페이지에 새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단일 대회 조별리그 첫 3연승을 이끌었다.

 

김 감독이 지휘하는 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은 13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프린스 압둘라 알파이살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개최국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최종 3차전에서 마지막 3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조별리그 전승을 거둔 베트남은 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는 각 조 2위까지 8강 토너먼트에 오를 수 있다.

 

베트남은 14일 맞대결을 펼치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시리아 중 한 팀과 4강 티켓을 두고 격돌한다. 두 팀은 나란히 승점 3점이지만 UAE가 골 득실에서 시리아에 3골 앞서 2위에 올랐다.

 

또 하나의 역사를 세웠다. 베트남이 단일 대회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을 거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동남아시안게임(SEA Games)과 미쓰비시컵, 동남아시안게임을 모두 제패한 최초의 베트남 사령탑에 오른 데 이어 승승장구하고 있다.

 

신장의 열세를 딛고 만들어 낸 결과라 더욱 뜻깊다. 베트남 선수단의 이번 대회 평균 신장은 177.39cm로 참가국 16개국 중 15위에 불과하다.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조직력을 앞세웠다. 베트남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한 골밖에 내주지 않았다. 상대에 따라 다르게 쓴 전술도 효과적이었다. 1차전 요르단전에서는 4-4-2 포메이션을 가동해 공격력을 끌어올렸다. 반면 2차전이었던 키르기스스탄과 이날 사우디전에서는 3-4-3 포메이션으로 수비를 강화하는 작전으로 나섰다. 3경기 모두 볼 점유율이 상대보다 낮았지만 모두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배경이다.

 

용병술도 빛났다. 과감한 교체 투입으로 분위기를 전환해 득점으로 연결했다. 키르기스스탄전이 대표적이다. 1-1로 살얼음판을 달리고 있던 후반 18분 응우옌 딘 박, 응우옌 타이 꾸옥 꾸엉, 레 반 투안 세 선수를 동시에 교체 투입하며 과감한 전술 변화를 시도했다. 결국 상대를 압박한 베트남은 상대 자책골로 역전승을 거뒀다.

 

사우디전에서도 교체 카드가 탁월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김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공격수 응우옌 레팟과 미드필더 응우옌 딘박을 교체로 투입했다. 딘박은 후반 19분 응우옌 응옥마이가 찔러준 볼을 받은 뒤 페널티박스 왼쪽까지 질주했다. 이어 그대로 왼발로 강한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김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힘든 경기를 치렀지만 우리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해 기적과 같은 승리를 거뒀다”고 기뻐했다. 그러면서 “상대가 누구든, 한 팀으로 뭉쳐 싸운다면 8강전에서도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미소 지었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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