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열심히 뛰는 선수였다. 내세울 수 있는 건 체력뿐이었다. 어렵게 닿은 프로 무대,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밤낮도 모자라 새벽 훈련까지하며 버텼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는 온다고 했던가. 군 입대와 함께 김천 상무 유니폼을 입으며 한 지도자를 만났다. 스위칭 플레이와 프리롤 등 자세하게 배우면서 축구에 새로 눈을 떴다. 측면 미드필더의 경쟁력을 키우며 잠재력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이 작은 날개짓, 결국 한국프로축구 K리그 최고 명문 구단 전북 현대까지 닿았다. 그리고 스승과 제자로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춘다. 바로 정정용 전북 감독과 이적생 김승섭(30)의 스토리다.
“감독님만 보고 왔다. 멋진 원더골로 보답하겠다.”
2026시즌 전북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빌 김승섭은 자신의 새로운 축구사를 써 내려갈 준비에 여념이 없다.
K리그 톱 레벨 윙어로 성장했다. 데뷔 9년 차인 김승섭은 지난해 김천과 제주SK FC 소속으로 37경기에 출전, 8골 3도움을 기록하며 데뷔 첫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와 함께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특히 전역 후 제주로 복귀해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는 등 위기의 팀을 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에 지난 시즌 종료 후 주가가 폭등했다.
김승섭은 “여러 구단에서 오퍼가 들어왔다. 이적할 팀을 고를 수 있는 입장이었다”면서도 “정정용 감독님께서 전북 사령탑으로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을 결정했다. (감독님과) 서로 애정이 있기 때문에 팀에 적응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바닥부터 꾸준하게 올라왔다. 김승섭은 축구 명문 언남고에 입학했지만 동기들에게 밀려 그라운드도 제대로 밟지 못했다. 3학년 때 비로소 경기에 나섰다. 제50회 춘계고교연맹전에 득점포를 터뜨렸다. 팀의 2연패를 이끌며 주목받았다. 순탄치 않았다. 경희대에 진학했지만 박인혁(대구FC), 고승범(울산 HD) 등에게 밀렸다. 경쟁력을 가지기 위한 방법은 오로지 훈련뿐이었다. 틈나는 대로 개인 훈련에 땀을 쏟았고, 덕분에 힘과 스피드, 그리고 체력을 장착했다.
꾸준하게 성장했다. 2018년 당시 K리그2 대전 유니폼을 입으며 프로 무대를 밟았고, 2022시즌 31경기에 출전해 5골 3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덕분에 K리그1 제주로 이적했다. 하지만 1, 2부 차이는 냉혹했다. 2024시즌 8경기 출전에 그친 김승섭은 군 입대를 결정했다.
전화위복이었다. 정 감독은 최대한 자유로운 환경에서 축구를 배울 수 있도록 선수들을 독려했다. 특히 김승섭에게는 뛰어난 활동량을 극대화해 줄 기술, 움직임, 전술적인 부분에 집중해 지도했다. 김승섭은 “정 감독님을 만나기 전까지 나의 축구 패턴은 한정적이었다. 무난한 플레이에 그쳤다”면서도 “감독님은 새로운 축구을 알려주신 분이다.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이끌어 내주셨다. 덕분에 개인 능력이 한층 성장했다. 빅클럽에 올 수 있었던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어 “밑바닥부터 올라오신 정 감독님께서 성공을 거두신 것처럼 나 역시 같은 길을 걷겠다”고 눈빛을 번뜩였다.
전북은 올 시즌 K리그1 2연패에 도전한다. “지난 시즌 더블을 달성한 팀이다. 올 시즌에도 우승이 욕심난다. 전북은 그 부담을 이겨내는 선수들만 오는 팀”이라고 운을 뗀 그는 “한 번 탄력을 받으면 공격포인트를 많이 할 수 있다는 걸 지난해 느꼈다. 골 결정력도 많이 개선됐다. 올해도 멋진 원더골을 많이 터뜨리겠다. 올 시즌 공격포인트 목표는 15개”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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