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vs국가유산청, 세운4구역 종묘 경관 촬영 허가 놓고 ‘갈등’

종묘 앞 개발시 높이와 조망 시뮬레이션 위해 서울시가 지난달 24일 대형풍선을 설치한 모습. 뉴시스

서울시와 국가유산청이 세운4구역 내 종묘 경관 촬영 허가를 놓고 입장 차이를 보이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는 재정비 사업으로 들어서게 될 고층 건물이 종묘의 경관을 훼손하는지 현장에서 실증하려 했으나 국가유산청이 허락하지 않았다며 유감을 드러냈고, 국가유산청은 서울시가 당초 신청한 내용과 다른 행사를 진행하려 했다며 반박했다.

 

서울시는 지난 7일 이민경 대변인 명의 입장문을 통해 “세운4구역 경관 시뮬레이션의 객관적이고 공개적인 검증을 위해 요청한 종묘 정전 상월대 촬영을 유산청이 일방적으로 불허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오는 8일 세운4구역 부지에 고층건물 높이를 표시하는 대형 풍선을 띄우고 종묘 앞 상월대에서 이를 촬영하는 방식으로 세운4구역 경관 시뮬레이션을 검증할 계획이었다.

 

이 대변인은 “서울시는 세운4구역 건축물과 동일한 높이의 애드벌룬을 설치해 실제 높이를 검증했다. 서울시는 이를 내부 검증에 그치지 않고 국가유산청·서울시·기자단·도시계획위원회 위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현장 설명회를 종묘 정전 상월대에서 개최해 논란의 핵심 현장을 시민 앞에 그대로 공개하고자 했다”며 “그러나 국가유산청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촬영을 불허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종묘 인근 개발을 둘러싼 논란이 장기간 지속되는 상황에서 객관적 검증으로 논란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와 서울시의 노력을 차단한 이번 결정은 국가유산청이 갈등 해결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문을 갖게 한다”며 “오히려 갈등을 장기화하고 불필요한 오해와 불신을 증폭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마저 든다”고 지적했다.

 

국가유산청은 반박했다. 국가유산청은 입장문을 통해 “서울시는 지난해 말 (종묘 경관) 촬영 허가를 신청하면서 출입 인원이 10명이라고 했으나, 이후 5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인 대규모 현장 설명회로 확인됐다”며 “신청한 내용과 완전히 다른 행사가 추진되는 데 따른 부득이한 조치다. 대규모 인원이 집결하는 설명회는 종묘의 보존·관리, 관람 환경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이미 종묘 경관을 촬영한 사실도 문제 삼았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소속 관계자 13명은 지난달 21일 종묘 정전 앞에서 다양한 각도로 종묘와 주변 경관을 촬영했다.

 

국가유산청은 “공동 현장 설명회는 사전에 협의하지 않은 내용”이라며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가 요청한 자료 제출에 대한 입장을 조속히 회신해달라”고 요구했다.

 

서울시와 국가유산청은 종묘 앞 개발을 둘러싸고 지난해 말부터 갈등을 겪고 있다. 종묘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대 왕과 왕비, 황제와 황후 신주를 모신 사당으로, 1995년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과 함께 한국의 첫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그러나 서울시가 지난해 10월 세운4구역의 고도 제한을 종로 변은 기존 55m에서 98.7m로, 청계천 변은 71.9m에서 141.9m로 완화하는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을 고시했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국가유산청은 고층 건물이 들어설 경우 종묘에서 바라보는 경관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며 서울시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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