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배우 안성기의 마지막 길은 외롭지 않았다. 후배인 이정재와 정우성이 상주 역할을 자처해 고인의 곁을 지켰고, 수많은 연예·문화계 인사들이 빈소를 찾아 작별 인사를 전했다.
안성기는 지난 5일 오전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향년 74세 나이로 별세했다. 2019년 혈액암 진단을 받고 투병해온 고인은 이듬해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암이 재발해 계속 치료해왔다. 그러다 지난달 30일 심정지 상태로 순천향대학교병원으로 후송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다가 입원 6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빈소는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에 마련됐으며 상주에는 아내 오소영씨와 두 아들이 이름을 올렸다. 마련된 빈소에는 연예계는 물론 이재명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국회의원 이기헌, 박주민, 김상욱, 유명 호텔 그룹과 기업 대표 등 정치권과 각계에서 보내온 근조화환이 가득 놓이며 고인의 생전 위상을 실감케 했다.
이정재, 정우성은 유족과 함께 이른 아침부터 빈소를 지키며 조문객을 맞이했다. 두 사람은 검은 정장 차림에 왼쪽 가슴에 근조 리본을 달고 고인을 떠나보내는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고인과 인연이 있는 동료 및 후배 배우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60년 절친으로 잘 알려진 가수 조용필은 “지난번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제가 왔었다. 잘 퇴원해서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또 이렇게 돼서 너무나 안타깝다”며 비통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위에 가서도 남은 연기 생활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잘 가라, 가서 편하게 쉬라는 말 전하고 싶다. 성기야, 또 만나자”라고 작별 인사를 건넸다.
영화 투캅스, 라디오 스타 등에서 콤비로 호흡했던 배우 박중훈도 빈소를 찾아 눈물을 삼켰다. 그는 “40년 동안 선배님하고 같이 영화를 찍고 했다는 것도 행운이지만 배우로서 그런 인격자분과 함께 있으면서 제가 좋은 영향을 받은 것 참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하고, 어떻게 이 슬픈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다”며 깊은 슬픔을 드러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직접 빈소를 찾아 금관문화훈장을 전달했다. 정부는 고인에게 대중문화예술 분야 최고 영예인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하기로 결정했다. 최 장관은 “한국 영화의 가장 아름다운 배우 안성기 선생님께서 이렇게 일찍 우리 곁을 떠나신 데 대해 깊은 슬픔을 금할 수 없다”고 애도했다.
장례 이틀째인 6일도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이른 아침부터 배우 정준호가 빈소를 찾아 이정재, 정우성과 함께 자리를 지켰고 오전 10시쯤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빈소를 찾았다.
반 전 총장은 “(고인은)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만 유엔 사무총장으로 활동할 때에 유니세프 친선대사로서 많은 활동을 하시고 또 세계의 어린 청소년들에게 많은 희망을 주셨다. 저도 사실 꽤 가까이 지냈다”며 “연예인으로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 아동들에게 많은 희망을 주셨기에 전직 UN 사무총장으로서 아주 참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고인이 지금 천당으로 가셨으나 아마 거기서도 우리를 굽어내려 살펴주시겠다고 생각한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이외에도 연예계 동료들이 보낸 조화와 조문 발길이 이어지며 고인을 향한 추모의 마음이 계속됐다. 신원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마동석, 이정현, 박해수, 김고은, 김선아, 한지민 등의 이름이 적힌 띠지가 고인을 추모했다. 임권택 감독, 이준익 감독, 임진모 음악평론가, 배우 예지원, 신현준, 이덕화, 진선규, 정진영, 권상우, 송승헌, 최수종, 박경림, 김규리, 송강호, 박해진, 조인성 등도 방문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발인은 오는 9일 오전 6시이며 정우성과 이정재 등이 운구를 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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