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아바타 전사들의 어깨 혹사… 한의학적 치료법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신작이자 ‘아바타’ 시리즈의 3번째 작품인 ‘아바타: 불과 재’가 최근 개봉해 인기몰이 중이다. 1, 2편 모두 국내서 1000만 관객 흥행에 성공한 이번 시리즈의 관심은 개봉 당일 예매 관객 60만 명을 기록하며 그 인기를 입증했다.  

 

영화는 주인공 제이크 설리(샘 위싱턴)와 네이티리(조 샐다나)의 첫째 아들이 죽고 이들이 깊은 슬픔에 빠진 상태에서 시작된다. 이후 이들 앞에 새로운 존재인 불의 부족과 이들을 이끄는 바랑(우나 채플린)이 나타나면서 다시 위기가 시작된다.

 

이번 작품에서도 화려한 전투신들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특히 작품 말미에 펼쳐지는 역대급 전투 시퀀스에선 엄청난 규모의 나비족들이 대거 등장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제작진은 일부 군중 장면에서 시리즈 사상 가장 많은 나비족이 등장하며 그중 한 장면에는 서로 다른 나비족 캐릭터 536명이 등장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의료진으로서 이런 전투 장면들을 보며 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 배우들의 근골격계 건강이 우려되기도 했다. 특히 출연진들은 창과 무기를 거침없이 휘두르거나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강하게 내리치는 등 어깨 관절에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보였다. 이러한 전투 장면들은 영화적 긴장감을 높이지만 어깨를 크게 회전하며 연속 공격을 이어가는 모습에서 어깨 부상이 우려됐다. 

 

이처럼 어깨를 반복적으로 들어 올리고 회전시키는 동작이 지속될 경우 대표적으로 우려되는 질환이 바로 ‘어깨 회전근개 손상’이다. 회전근개는 어깨 관절을 감싸고 팔의 안정성과 움직임을 담당하는 네 개의 근육과 힘줄로 구성돼 있다. 이 부위에 미세 손상이 누적되면 통증과 함께 팔을 들어올리기 어려워지고 심한 경우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만약 이러한 어깨 통증이 지속된다면 조기에 전문적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어깨 통증의 치료 방법은 다양하지만 한의학에선 침·약침 치료를 중심으로 한 한의통합치료로 관련 부위 통증을 호전시킨다. 특히 침 치료는 회전근개와 연관된 경혈점을 자극함으로써 어깨 주변 근육과 인대의 긴장을 풀고 손상된 조직의 회복을 돕는다.

 

실제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탐구(EXPLORE)’에 게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침 치료를 받은 회전근개 파열 환자들의 통증숫자평가척도(NRS; 0~10)가 치료 전 평균 5.8에서 퇴원 시 경증 수준인 3.5로 감소했다.

 

또한 어깨통증장애지수(SPADI;0~100) 역시 입원 당시 51.48로 중증 수준이었으나 퇴원 시 37.76으로 낮아지며 호전을 보였다. 여기에 어깨 관절가동범위(ROM) 검사에서도 굴곡·신전·외전·내전·외회전·내회전 등 6가지 항목 모두 유의미한 개선이 확인됐다.

 

영화 속 아바타 전사들은 생존을 위해 어깨를 혹사하며 싸운다. 그러나 현실 속 우리의 어깨는 영화처럼 단숨에 회복되지 않는다. 스크린 속 격렬한 전투는 즐기되 반복되는 어깨 통증은 가볍게 넘기지 말고 조기에 전문가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어떨까.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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