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를 뛸수록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남자프로농구(KBL) KT가 야심 차게 영입한 에이스 김선형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버티기 모드에 돌입한 가운데 루키 가드 강성욱의 활약에 기대를 건다.
KT는 29일 기준 12승14패로 10개 구단 가운데 6위에 머물러 있다. 중위권 순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무너진 5할 승률을 다시 바로세우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5위 SK(15승11패)와는 3경기 차, 7위 삼성(9승16패)는 2.5경기 차다. 추격자들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고 해도 등 뒤가 서늘해지는 건 막아야 하는 입장이다.
김선형의 부상이 뼈아픈 배경이다. 자유계약(FA)으로 영입한 김선형은 올 시즌 12경기 평균 27분51초 동안 10.6점 4.3어시스트 1.7스틸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여기에 주장까지 맡아 팀을 이끌었다. 하지만 지난달 8일 KCC전 이후 발뒤꿈치 부상으로 코트에 서지 못했다.
당초 팀 내에선 연내 복귀를 기대했지만, 골멍까지 겹쳤다. 일단 통증 완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회복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현재로서는 ‘내년’이라는 큰 틀 아래 정확한 복귀 시점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KT의 입장이다.
순위 다툼에서 밀려나기 시작하면 복구가 어렵다. 이 시기 에이스의 이탈은 치명적으로 돌아왔다. 실제 KT는 김선형 이탈 이전까지 7승5패로 순항했으나, 이후 5승9패로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졌다. 문경은 KT 감독은 “팀적으로 여유가 없다. 말 그대로 쥐어짜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루키 가드 강성욱의 등장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KBL 원년 최우수선수(MVP) 가드 출신 강동희의 아들로 알려진 강성욱은 지난달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8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이어 “아버지를 뛰어넘는 선수로 성장하겠다”는 출사표와 함께 프로 무대에 발을 내디뎠다.
올 시즌 10경기에 출전, 평균 19분54초를 소화하며 7.3점 1.7리바운드 3.2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선형의 부상 공백 이후에는 팀의 메인 볼 핸들러 역할까지 맡고 있다.
문 감독은 “김선형이 향후 복귀해도 실전 감각을 찾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강성욱에게 당분간 볼 핸들러를 맡길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선수 본인 역시 코트 위 경험이 쌓이면서 한층 신을 내는 타입이다. 강성욱은 “경기를 뛸수록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은 물론, 시야도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새해에도 주말 백투백을 필두로 빡빡한 일정이 KT를 기다리고 있다. 김선형의 복귀, 그리고 이전까지 강성욱이 얼마나 버텨주느냐에 따라 봄 농구를 향한 운명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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