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흔들림이 없었다. 안세영(삼성생명)이 2025년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하며 세계 드민턴계에 굵직한 이정표를 세웠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21일 중국 항저우의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2025 여자 단식 결승에서 왕즈이(중국·2위)를 세트스코어 2-1(21-13 18-21 21-10)로 꺾었다. 1시간36분의 혈투였다.
이로써 안세영은 올 시즌 15개 국제대회 개인전에서 11번째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한 시즌 최다승 타이 기록을 세웠다. 일본 남자 단식 모모타 겐토가 2019년 거둔 11승과 동률을 이뤘다. 여자만 따지면 신기록이다. 지난달 호주 시드니에서 끝난 BWF 월드투어 슈퍼 500 호주오픈에서 10번째 정상에 오르며 여자 단식 선수 최초로 한 시즌 두 자릿수 우승을 달성했다.
세계 최강의 위치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월드투어 파이널스는 남자 단식, 여자 단식, 남자 복식, 여자 복식, 혼합 복식 5개 종목에서 연간 월드투어 포인트 합산 상위 8명·조만 출전할 수 있는 최강의 격전지다. 생애 첫 우승이다. 2022년부터 이 대회에 출전했으나 준결승 진출이 최고 성적이었다. 이날 우승으로 지난해 준결승에서 왕즈이에 패했던 아쉬움도 훌훌 털었다.
왕즈이 천적다웠다. 이날 경기까지 올 시즌 8전 전승으로 안세영이 압도했다. 통산 전적에서도 16승4패로 절대적 우위를 가져가게 됐다.
1세트를 가볍게 따냈다. 4-8에서 연속 8득점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하지만 2세트 고전했다. 왕즈이는 안세영의 플레이를 읽어냈다는 듯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안세영은 14-14까지 맞섰으나 이후 3점을 내주면서 흔들렸다.
더 흔들리지 않았다. 3세트 들어와 자기 색깔을 되찾았다. 4-4에서 강력한 스매싱으로 한 점 앞서 나간 안세영은 더 이상 동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줄곧 앞서 나간 그는 8-6에서 연속 7득점을 성공하며 승리를 굳혔다.
3세트 막판에는 허벅지 통증으로 경기에 어려움을 느꼈지만 끝내 승리를 거머쥐었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안세영은 고통을 느낀 듯 얼굴을 찌푸렸으나 이내 코트로 다시 나와 양손가락으로 숫자 11을 표시하며 세리머니를 펼쳤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