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하지만 특별하지 않을’ 이지연-김수연 심판, KBL 최초 한 경기서 女심판 2명 휘슬…정관장, 현대모비스에 역전승

사진=KBL 제공

“특별하지 않아서 더 좋았던 경기였다.”

 

 17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정관장과 현대모비스의 3라운드 맞대결이 열렸다. 정관장이 66-63으로 막판 역전승을 거뒀다. 정관장은 14승 8패로 2위를 유지했다. 박지훈이 22점 5어시스트를 몰아쳤고, 조니 오브라이언트도 20점 8리바운드로 활약했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레이션 해먼즈가 20점, 함지훈이 11점을 올렸으나 막판 위기를 이겨내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특별하지만 특별하지 않았다. 심판 3명 중 2명이 여성이었다. 여성 심판이 한 경기에 배정된 건 남자프로농구(KBL) 최초다. 주인공은 KBL 8년 차 이지연 심판과 KBL 2년 차 김수연 심판이다. 1부심인 이 심판은 국제농구연맹(FIBA) 여자농구 월드컵, 베트남 프로리그 플레이오프 등의 경험을 쌓은 바 있다. 김 심판은 KBL 심판 아카데미 사업을 거쳐 수련기간 1년을 보낸 뒤 현재 2부심으로 활동 중이다.

 

경기 후 유재학 경기본부장은 “오늘 경기의 의미가 크게 느껴질 수 있지만 특별하지 않아서 더 좋았던 경기였다”며 “판정의 정확도나 경기운영 면에서 호흡이 좋았고, 각자의 역할을 잘 수행해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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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KBL에서 여성 심판 2명이 뛴 시즌은 많았다. 하지만 2명이 한 경기에 동시 투입된 적은 없었다. 유 본부장은 “외부에서는 변화처럼 보일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원칙에 따른 결과”라며 “심판 배정에 있어 성별이나 경력 구분이 아닌, 최근 평가 결과와 컨디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번 배정 역시 ‘여자 심판 2인 배정’이라는 상징성을 염두에 두기보다는, 내부 원칙에 따른 심판 로테이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조합이었다. 물론 처음 있는 사례인 만큼 내부적으로 논의는 있었지만,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경기 운영에 있어 충분히 적합하다고 판단해 그대로 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더 특별해지지 않을 예정이다. KBL은 평가 결과, 컨디션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심판을 배정하는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유 본부장은 “앞으로도 충분히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번 사례가 가능했던 이유는 해당 심판들이 그만한 준비와 실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것 처럼 심판 배정에 있어 평가 결과와 컨디션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조건이 충족된다면 같은 장면은 자연스럽게 반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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