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트트랙의 ‘효도’, 밀라노에 물들 일만 남았다.
한국 동계 스포츠에서는 ‘효자 종목’이라는 관용어가 쇼트트랙의 대명사로 여겨진다. 역대 동계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 53개(금26·은16·동11)를 휩쓸었다. 50일 앞으로 다가온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대회의 기대감도 함께 치솟는다.
여자부는 최민정, 김길리(이상 성남시청), 노도희(화성시청)가 개인전 멤버로 나선다. 이들과 함께 이소연(스포츠토토), 심석희(서울시청)가 계주를 준비한다.
남자부는 임종언(노원고)을 필두로 황대헌(강원도청), 신동민(고려대)이 개인전을 치른다. 이정민과 이준서(이상 성남시청)가 추가 계주 멤버로 낙점됐다.
신구조화가 완벽한 꿈의 라인업이다. 올림픽 경험을 두루 갖춘 황대헌과 최민정이 노련함과 리더십을, 임종원과 김길리로 이어지는 젊은 에이스가 패기를 책임진다. 심석희, 이준서 등 잔뼈가 굵은 계주 요원들도 힘을 보탠다.
일찌감치 청신호를 켰다. 2025~2026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투어 1∼4차 대회에 걸려 있던 올림픽 쿼터를 제대로 쥐었다. 개인전은 종목당 3장의 출전권이 주어지는데, 이중 남자 500m 한 장을 제외하고 모두 따냈다. 남녀 및 혼성 계주는 월드투어 성적 합산 결과 모두 종합 2위에 올라 전부 티켓을 끊는 데 성공했다.
홈 어드밴티지가 있었던 2018 평창 이후 최다 출전권 확보다. 평창 대회를 제외하면 2010 밴쿠버 이후 역대 최고 예선 성적이다.
여자부에서는 쌍두마차가 빛난다. ‘살아있는 전설’ 최민정은 평창과 베이징을 거치며 올림픽 메달만 5개(금3·은2)를 적립했다. 금메달을 하나 추가하면 전이경(4개)과 동계 올림픽 최다 금메달 타이, 2관왕 달성 시 새 역사를 쓴다. 올 시즌에도 세계선수권 1500m 금메달, 월드투어 메달 5개(금1·은2·동2) 등 녹슬지 않은 클래스를 보여주며 전망을 밝혔다.
김길리는 신흥 강자다. 2023~2024시즌 ISU 월드컵 종합 랭킹 1위로 우뚝 섰고, 올 시즌 월드투어에서도 3, 4차 대회 1500m 2연패 포함 메달 4개(금2·은2)를 휩쓸었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금빛 질주를 펼칠 일만 남았다.
남자부에서는 ‘신성’ 임종언을 주목해야 한다. 아직 고등학생인 그는 지난 4월 국가대표 선발전 전체 1위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생애 처음 참가한 올 시즌 월드투어에서는 금메달만 5개(개인전 2개·계주 3개)를 쓸어 담았다. 이대로 꿈의 무대를 겨냥한다.
세계의 벽을 뚫어야 한다. 쇼트트랙 수준이 상향 평준화되는 가운데, 특히 캐나다의 힘이 무섭다. 올 시즌 월드투어에서 각각 금메달 7개, 5개를 목에 건 남녀 세계랭킹 1위 윌리엄 단지누와 코트니 사로를 보유했다.
쇼트트랙 일정 첫날인 다음해 2월10일 준준결승부터 결승까지 모두 펼쳐지는 혼성 2000m 계주가 중요해졌다. 2022 베이징 대회 신설 종목이다. 한국은 당시 준준결승에서 탈락했지만, 지난 2월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우승했고, 이번 월드투어에서도 메달 3개(금1·은1·동1)를 따내며 힘을 키웠다. 산뜻한 금빛 출발과 함께 강국의 위용을 이어가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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