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이 여자배구 대표 사령탑으로 우뚝 섰다.
김 감독은 지난 14일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2 승리를 거두며 여자부 감독 통산 158번째 승리를 품었다.
역대 여자부 감독 최다승 신기록이다. 지난 11일 흥국생명전 승리로 이정철 전 감독(현 해설위원)이 가지고 있던 종전 기록 157승과 어깨를 나란히 했고, 이날 승리로 대기록을 경신하는 환희를 누렸다. 그의 뒤로는 황현주(151승), 차상현(132승), 박미희(125승) 전 감독 등이 자리했다. 현역 감독 중에서는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108승)이 그 뒤를 잇지만, 김 감독과의 차이는 크게 벌어져 있다.
여자부에서는 한국도로공사 소속으로만 쌓아올린 업적이라는 점이 기록의 가치를 더한다. 2007년 대한항공 원클럽맨으로서 현역 생활을 마무리한 그는 대한항공 코치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2013년 대한항공 감독대행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지휘봉을 잡아 51승(45패)을 남겼다. 그리고 2016~2017시즌을 앞두고 한국도로공사가 내민 손을 잡고 구단 제7대 감독으로 여자배구에 발을 들였다.
한국도로공사의 찬란한 역사를 일군 주역으로 우뚝 섰다. 부임 2번째 시즌이었던 2017~2018시즌에 구단 최초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무려 통합우승으로 빚었다. 두 기록 모두 구단 최초다. 이어 2022~2023시즌에는 김연경의 흥국생명을 상대로 V리그 챔프전 사상 최초 ‘패패승승승’ 리버스 스윕을 물들이며 한국 배구 역사에 남을 기적까지 펼쳐 보였다.
그 꾸준함을 증명하는 감독 최다승 기록이 이날 수놓아진 셈이다. 한국도로공사 감독으로만 10번째 시즌, 딱 300번째 경기에서 금자탑을 쌓았다. 300경기 출전 역시 V리그 여자부 사령탑으로서는 최초 업적이다. 여자부 통산 승률은 52.67%(158승142패)다. 남자부 감독 시절을 합하면 통산 209승(187패)을 마크하게 됐다.
특유의 외유내강 리더십이 있기에 가능했다. 남자배구 지도자들이 여자부로 넘어와 적응에 애를 먹는 경우가 많지만, 김 감독은 달랐다. 코트 위에서는 냉철하다가도, 체육관 밖에서는 자상한 어른으로 선수들을 챙겼다는 후문이다. 김 감독과 오랜 시간 사제의 연을 맺은 정대영 제천여중 코치는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다르게 속에 따뜻한 정이 엄청 많다. 아빠 같으신 분이고 언제나 ‘선수가 먼저’라고 말해주시는 분”이라고 엄지를 세우기도 했다.
멈출 생각은 없다. 김 감독은 올 시즌에도 절호의 우승 기회를 잡았다. 한국도로공사는 2위 현대건설(9승6패·승점29)에 여유 있게 앞선 압도적 1위(13승2패·승점35)로 독주를 이어가는 중이다. 앞선 2번의 챔프전 우승을 빚은 김 감독은 이대로 ‘V3’까지 달려갈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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