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누비던 이동은의 ‘아메리칸 드림’이 시작됐다.
이동은은 10일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의 매그놀리아 그로브 크로싱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퀄리파잉(Q) 시리즈 최종전에서 최종 합계 10언더파 276타로 공동 7위에 올랐다.
2026시즌 LPGA 정규투어에 뛸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상위 25위 커트라인을 가뿐히 통과했다. 1라운드부터 공동 4위로 출발하며 순항을 시작한 이동은은 3라운드 종료 기준으로 한때 1위에 오르는 등 꾸준히 상위권을 지켰다. 아쉽게 우승에는 닿지 못했지만, LPGA 투어 티켓이라는 목표를 가볍게 달성하며 미소 지었다.
젊은 패기를 앞세운 2004년생 이동은은 지난해 KLPGA 투어에 데뷔해 신인왕 레이스 2위에 오르며 특급 유망주로 발돋움했다. 남다른 파워가 장기다. 지난해 평균 비거리 254.1야드(3위)로 힘을 뽐냈고, 올해는 이 수치를 261.1야드로 올려 ‘장타 퀸’ 타이틀까지 가져갔다.
약점으로 꼽혔던 쇼트게임까지 보완하며 뚜렷한 성장세를 자랑한 끝에 지난 6월 한국여자오픈에서 KLPGA 투어 첫 우승을 맛보기도 했다. 이후 미국 진출 의지를 드러낸 그는 Q시리즈를 보란 듯이 뚫어내며 태극낭자 군단의 새로운 활력소로 거듭났다.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내년 시즌을 준비할 예정이다.
함께 출전한 주수빈도 낭보를 가져왔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4타로 단독 2위에 올라 Q시리즈 차석 졸업 쾌거를 올렸다. 2라운드까지 1오버파 성적으로 주춤했지만, 후반 라운드에서 매서운 뒷심을 자랑했다. 3라운드 7언더파, 4라운드 6언더파를 기록하며 한때 75위까지 떨어졌던 순위를 단독 2위로 바꾸는 저력을 과시했다.
주수빈은 2023년 LPGA 투어에 데뷔했지만, 올해 CME 포인트 102위에 그쳤다. 20개 대회에 출전해 톱10 피니시 없이 컷오프만 9번을 기록하는 등 부진 끝에 시드를 잃고 이번 Q시리즈 무대에 나서야 했다. 절치부심 끝에 맹타를 휘두르며 LPGA 잔류를 알리게 됐다.
마찬가지로 LPGA 투어 활동 경험이 있는 장효준도 올해 CME 포인트 145위에 그쳤지만, 이동은과 함께 공동 7위(10언더파 276타)에 올라 LPGA 무대 도전을 이어간다.
또 다른 KLPGA 스타 방신실은 고배를 들이켰다. 2언더파 284타로 공동 35위에 머물렀다. 풀 시드 커트라인이었던 공동 24위권과는 3타 차였다.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 골라내며 기적을 꿈꿨지만, 끝내 웃지 못했다. 현지 악천후로 대회가 5라운드에서 4라운드로 축소 진행된 점이 뼈아프게 작용했다. 공동 24위 미만 선수에게 주어지는 2026시즌 LPGA 2부 투어인 엡손 투어 티켓만 가져간다.
한편, Q시리즈 수석 졸업의 영광은 헬렌 브림(독일)이 가져갔다. 1라운드부터 단 한 번도 2위 밖으로 밀려나지 않는 안정적인 운영 끝에 최종합계 13언더파 273타로 단독 1위를 차지했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