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일본 가부키 배우들이 주의해야 할 ‘이 질환’, 한방치료 받으면 통증 절반 ↓

일본의 전통 연극인 가부키를 소재로 ‘제2의 패왕별희’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영화 ‘국보’의 흥행세가 무섭다. 국내 개봉 첫 주 누적 관객수 5만8328명을 돌파하며 예술 영화 흥행 1위를 기록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사이에서 박스오피스 4위에 달하는 수치이며, 전체 좌석수(평균 9.1만 석)가 10만 석도 안 되는 배정 임에도 불구, 개봉 첫 주말 평균 좌석 판매율이 13.7%에 육박하기도 했다.

 

영화는 아버지를 잃고 가부키 명문가인 한지로(와타나베 켄)에게 맡겨진 소년 키쿠오(쿠로카와 소야)를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키쿠오는 힌지로에게 키워지며 가부키 라는 것을 처음 접하고, 이후 본인이 관련 공연에 재능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힌지로의 아들이자 가부키 명문가의 피를 이어받은 슌스케(요코하마 류세이)는 키쿠요를 질투한다. 슌스케는 키쿠오를 뛰어넘기 위해 가부키 공연 연습에 매진한다. 이후 이들은 서로가 가진 재능과 명문가 피를 시기, 질투하며 가부키 인간 국보에 오르기 위해 모든 걸 바친다.

 

이번 영화는 가부키 라는 소재를 통해 가질 수 없는 갈망과 그것을 얻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는 두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디테일하게 표현한 듯 했다. 특히나 남성이지만 가부키 공연에서 여성을 연기하는 온나가타(여성 배역을 연기하는 남성 배우) 배역을 위해 예술혼을 불태우는 극중 주인공들의 열정에 경외심까지 들기도 했다.

 

다만 의료진으로서 가부키 배우들의 무릎 건강에 대한 우려가 따르기도 했다. 특히 주인공들은 여성적이고 우아한 동작들을 표현하기 위해 무릎을 굽혔다 펴는 동작을 지속 반복하며 공연에 임했다. 아울러 무릎이 굽혀진 상태에서 배역을 꾸준히 연습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더욱이 길게 늘어진 기모노를 입고 하체 움직임이 제한된 상태에서 공연에 임하다 보니 무릎에 부담이 더 가중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무릎은 일상 생활에서 굽혔다 펴는 동작을 반복할 뿐만 아니라 체중을 지탱하는 만큼, 가부키 배우들의 이 같은 동작은 퇴행성 무릎관절염을 가속화 시킬 수 있다. 퇴행성 무릎관절염은 관절·연골을 손상시키는 외상, 질병, 기형 등의 특별한 선행 원인 없이 관절의 퇴행성 변화로 발생하는 무릎 질환이다. 연골이 닳거나 손상돼 관절의 기능이 저하되고 염증과 통증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걷거나 움직일 때 무릎에서 소리가 나거나, 움직임이 제한 되는 등 일상에 상당한 불편감을 안긴다.

 

만약 무릎 통증이 발현된다면 전문적 치료를 통해 상태를 호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무릎관절염의 치료법은 다양하지만, 한의학에선 침·약침 등을 포함한 한의통합치료로 관련 증상을 호전시킨다. 실제 퇴행성 관절염에 대한 한의통합치료 효과는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되기도 했다. 그중 SCI(E)급 국제학술지 ‘메디슨(Medicine)’에 실린 자생한방병원 연구 결과에선 한의통합치료를 받은 퇴행성 무릎관절염 환자들의 증상 개선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일주일 이상 입원치료를 받은 퇴행성 무릎관절염 환자 81명(평균 연령 59.7세)에게 개개인의 세부 증상과 체질에 맞게 한의통합치료를 진행했다. 그 결과, 치료 전 평균 5.4로 중증도 이상에 해당됐던 통증숫자평가척도(NRS; 0~10)가 치료 후 2.96으로 절반 가까지 감소했다. 골관절염 평가지수(WOMAC; 0~100)도 치료 전 중증도인 47.3에서 치료 후 30.1로 줄었다. 이외 삶의 질, 치료 만족도 등의 조사에서도 긍정적 평가가 이어졌고, 치료와 연관된 이상반응도 없었다.

 

퇴행성 무릎 질환은 노화에 따라 발현되는 질환이다. 그러나 평소 무릎에 지속적이고 무리한 움직임을 자제하면 가속화를 최대한 늦출 수 있다. 기온이 떨어지며 혈액순환이 저하돼 근골격계 통증이 발현될 수 있는 겨울철이다. 평소 꾸준한 관리와 적절한 치료로 무릎 건강을 지키는 것은 어떨까.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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