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줄였는데 뱃살은 그대로? 남성 비만, “복부 지방이 더 위험”

최근 발표된 ‘2025년 지역사회 건강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성인 10명 중 7명이 체중조절을 시도했음에도 전체 성인의 35% 이상이 여전히 비만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비만율은 35.4%로 전년 대비 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특히 지난 10년간 체중조절 시도율이 꾸준히 증가했지만 비만율 역시 빠르게 늘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다이어트 시도가 체중 감소로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 셈이다.

 

생활지표에서도 개선이 필요한 흐름이 확인됐다. 성인 절반 이하(47.3%)만 아침식사를 하고 있으며 걷기·중강도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은 모두 감소했다. 만 30세 이상에서는 5명 중 1명이 고혈압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고, 흡연 행태는 일반담배 흡연율은 감소했지만 전자담배 사용 증가로 전체 담배 사용은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재현 365mc 인천병원 대표병원장은 “통계에서 보듯 많은 남성들이 체중조절을 시도하고 있음에도 실제 비만율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남성은 여성보다 복부 지방 비율이 높고, 내장지방이 빠르게 쌓이는 특성을 보여 체중 감소만으로는 건강 위험을 줄이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30대 이후에는 근육량이 서서히 감소하는 데다 음주·흡연·야식, 저녁 과식 등 생활 습관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체중이 유지되는 것처럼 보여도 지방은 계속 늘어날 수 있습니다”며 “일종의 ‘마른 비만’이 남성에게 흔한데 겉보기 체중보다 복부둘레 증가가 위험한 이유다”라고 말했다.

 

특히 가장 흔한 생활패턴 문제로 아침 결식과 저녁 과식이 꼽힌다. 안 대표병원장은 “아침을 거르면 에너지 대사 리듬이 무너지면서 저녁에 폭식으로 이어지는 패턴이 반복된다. 이는 체중 유지와 관계없이 지방량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남성 비만의 핵심은 지방이 어디에, 얼마나, 어떤 속도로 쌓이는지가 관건이다. 같은 체중이라도 복부 지방 축적은 고혈압·지방간·대사증후군 위험을 높이고 특히 내장지방이 빠르게 쌓이는 경우에는 체중이 정상 범위여도 체내 대사가 비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으므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안 대표병원장에 따르면 복부 뿐만 아니라 얼굴·팔뚝·허벅지처럼 국소적으로 쌓인 지방은 식단과 운동만으로는 감소가 더디고, 체형의 변화를 체감하기 어려운 경우도 적잖다.

 

그는 “이때 지방흡입은 체중을 줄이는 시술이 아니라, 과도하게 축적된 지방을 직접 제거해 사이즈를 낮추고 체형의 균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방흡입은 생활습관을 대신하는 시술이 아니라 생활 변화와 병행했을 때 효과가 높고, 체형을 보완하는 의료적 선택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남성 비만일수록 체중 수치보다 복부둘레, 체지방률, 지방 분포를 기준으로 관리 목표를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