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현 감독의 '보험→복덩이' 양홍석 펄펄...1위 LG 탄탄한 로스터에 웃음꽃

보험용이라더니 복덩이었다. 

 

 프로농구 LG에 웃음꽃이 만개한다. 8일 현재 리그 선두(14승5패)를 달리고 있다. 아직 시즌 일정이 많이 남아있기에 단순히 승패, 순위에 연연하지 않는다. 팀은 차분하게 승수를 쌓아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자신감이 가득하다. 그 중심에는 지난달 말 전역한 ‘예비역’ 양홍석이 든든하게 자리하고 있다.

 

 기대가 크지 않았다. 상무(국군체육부대)에선 낮은 훈련량, 적은 경기 수 탓에 실전 경기 감각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전역 직후 실전 투입이 어렵다는 공통된 현장의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조상현 LG 감독 역시 “(전역 선수는) 보험”이라며 “실전과 차이가 크다. 선수를 비하하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 제대한 선수들이 제대로 된 리그를 치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한달도 채 지나지 않았다. 조 감독의 예상은 기분좋게 빗나갔다. 이제 ‘누굴 라인업에 넣어야 하냐’는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출전 3경기 만에 폭발했다. 지난 4일 한국가스공사전(64-66 패)에서 3점에 그쳤으나, 지난 7일 KT전(66-63 승)에서 21점을 몰아치며 맹활약했다. 특히 61-63으로 LG가 뒤지고 있던 경기 종료 24초 전, 정인덕의 패스를 받아 양홍석이 그림 같은 3점슛을 작렬하며 팀의 승패를 바꿨다.

 

 천군만마다. LG는 올 시즌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올 시즌 지난해 우승팀 자격으로 해외 원정을 오가는 동아시아슈퍼리그(EASL)를 병행하고 있다. 빡빡한 일정에 유기상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쓰러졌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국가대표 브레이크 기간 조 감독은 대표팀을 지휘하기 위해 자리를 비웠다. 주전 양준석과 칼 타마요(필리핀)도 대표팀에 차출됐다. 휴식기 동안 제대로 호흡을 맞출 시간도 없었다.

 

 분위기가 순식간에 달라졌다. 예비역 양홍석과 윤원상의 깜짝 활약이 팀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허벅지 부상으로 이탈했던 유기상도 복귀하며 로스터가 더 탄탄해졌다. 더불어 그동안 유기상의 공백을 메웠던 최형찬도 성장한 모습으로 대기하고 있다. 지난 시즌 높은 주전 의존도로 골머리를 앓았던 LG는 이제 오히려 ‘무한 경쟁’ 시스템이 됐다.

 물론 시간이 더 필요하다. 조 감독의 특징인 세밀한 공수 전술은 아직이다. 동선 정리, 떨어진 2점슛 성공률(최근 4경기 평균 45%) 등 손봐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 베스트5 구성도 새로 짜야 한다. 양준석-유기상-양홍석-타마요-아셈 마레이(이집트)로 이뤄지는 국가대표 라인업이 가능하다. 여기에 윤원상, 최형찬, 정인덕, 허일영 등 훌륭한 백업 자원으로 더블 스쿼드도 활용할 수 있다. 숙제는 늘었지만 수장의 얼굴엔 미소가 번진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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