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쑤시지… 눈·비 올 것 같아서 그런가?” 겨울철 관절염이 더 아픈 이유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찬 공기가 지속되는 겨울철, 관절염 환자들은 평소보다 더 뻣뻣하고 욱신거리는 통증을 경험하기 쉽다. 실제로 늦가을부터 초봄 사이 관절통을 호소하는 환자 비율이 꾸준히 늘어난다. 관절염은 관절면을 감싸고 보호해야 할 연골이 마모된 상태에서 나타나는 대표적 퇴행성 질환이다. 연골이 벗겨지고 닳아 없어지면, 손상된 연골 조각끼리 서로 충돌하거나 관절면이 직접 맞닿으며 극심한 통증과 염증을 유발한다.

 

그렇다면 왜 유독 겨울과 겨울비·눈 오는 날, 또는 날씨가 흐린 날에 관절통이 심해질까. 이주현 수원 S서울병원 의무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무릎·손가락·고관절 등은 외부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이 계절 요인이 바로 통증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람마다 인체 밀도와 조직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기온·기압·습도 같은 요소가 통증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주현 원장은 "겨울철 관절통이 심해지는 가장 큰 이유는 혈류 감소"라며 "찬 공기에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하고, 관절 주변 근육·인대는 경직된다. 근육과 인대는 관절을 지지하는 구조체인데, 이들이 굳어버리면 관절면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해 통증이 쉽게 유발된다"고 말했다.

 

겨울비 오기 전 ‘기압 급락’도 통증 민감도 폭등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비나 눈이 내리기 직전에는 기압이 빠르게 떨어진다. 이때 체내 압력도 함께 변하며 말초신경의 통증 수용체가 더 예민하게 반응한다.

 

기압 변화는 관절의 통증 인지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고 알려졌다. 즉 같은 통증이라도 기압이 낮아지면 더 세게 느껴질 수 있다.

 

흐린 날씨는 우울감을 증가시켜 통증 지각도 증가되는 경향도 보고된 적 있다. 이주현 원장은 "겨울철에는 햇빛 노출 시간이 급격히 줄어든다.흐리고 어두운 환경은 기분을 가라앉게 하고, 이는 통증에 대한 감각 역시 민감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겨울철 생활환경도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실내 생활이 길어지며 움직임이 줄고, 근육은 빠르게 약해진다. 약해진 근육은 관절을 지탱하지 못해 각종 통증을 유발한다. 겨울철에는 전반적인 생활환경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실내 온도 일정하게 유지▲가습기·공기청정기 활용해 습도 적정 수준 유지▲장시간 한 자세 유지 금지▲따뜻한 찜질·수면 중 보온 관리▲실내 운동 등이 관절염 증상 악화를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관절염 관리에서 운동의 중요성은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겨울은 야외 활동이 어렵고 추위로 인해 움직임이 줄어드는 계절이지만, 이때 근육을 유지하는 것이 관절 보호에 결정적이다. 허벅지 근육(대퇴사두근)은 무릎 관절의 부담을 직접적으로 덜어주는 핵심 근육이다.

 

근력이 약해지면 무릎 관절면에 체중이 그대로 실리게 되고, 이는 통증과 연골 손상을 빠르게 가속할 수 있다. 이주현 원장은 “수영, 걷기, 자전거, 스트레칭 등 저강도 운동을 꾸준히 하며 근육과 인대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절염은 일시적으로 발생했다가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질환이 아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는 진행성 질환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현재 통증을 관리하고 악화를 늦추는 데 목표를 두고, 주치의의 지속적인 관찰 아래 단계별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권장된다.

 

무릎 관절염 초기에는 비수술적 치료 방법이 우선된다. 주사요법이나 비절개 방식의 시술 등을 통해 본인의 관절 조직을 최대한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나 이미 연골이 많이 손상된 상태라면 인공관절치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이주현 원장은 “연골 손상 정도에 따라 관절 전체를 교체하는 전치환술이나 손상된 부분만 교체하는 부분치환술을 고려한다”며 “정확한 진단에 따라 치료 방법이 크게 달라진다”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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