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가 다시 푸른 피로…왕좌 향한 퍼즐이 맞춰지고 있다

“새로운 시작을 하는 기분이다.”

 

베테랑 최형우가 마침내 ‘친정팀’ 사자군단 품으로 돌아온다. 3일 공식적으로 계약 소식을 전했다. 2년간 인센티브 포함해 최대 26억 원에 자유계약(FA)을 체결했다. 이로써 최형우는 2016시즌 이후 다시 삼성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됐다. 최형우도 들뜬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설레고, 기쁘다. 떨리기도 하다”고 운을 뗀 뒤 “(그간) 싱숭생숭했는데, 오늘부터 새로운 시작을 한다는 기분이다. 목표는 삼성이 우승을 하는 것밖엔 없는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최형우를 향한 삼성의 러브콜은 적극적이었다. 지난달 9일 시장이 열리자마자 연락을 취했다. 이종열 삼성 단장은 “일단 최형우의 의사를 알고 싶었다. 우리가 아무리 영입하고 싶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의 마음 아닌가”라면서 “혹시 삼성의 올 생각이 있냐고 물었고, 있다고 하더라.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협상 테이블이 열렸다”고 전했다. 다만, 다소 일찍 밖으로 알려진 것을 떠올리면 공식 발표가 늦었다. “세부적으로 조율할 것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1983년생, 결코 적지 않은 나이다. 내년 시즌 기준 리그 타자 최고령 기록을 새로 쓸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은 이유가 있었을까. 에이징 커브(Aging Curve)를 걱정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최근 최형우가 보여준 모습은 그것마저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 봤다. 이 단장은 “최형우의 타점, 타율, 홈런, 빠른 볼에 대한 대처 등 전반적인 수치들을 따져봤을 때, 우리 트레이닝파트서 관리하면 충분히 뛸 수 있다 판단했다”고 말했다.

 

삼성은 최형우가 프로생활을 시작한 곳이다. 2002년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전체 48순위)로 입단했다. 2005년 방출됐으나 2008년 재입단했다. 포수에서 외야수로 포지션을 전향, 날개를 활짝 폈다. 삼성이 4년 연속(2011~2014년) 통합우승을 빚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팬들의 두 팔 벌려 환영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 단장은 “삼성이 올해 160만(164만174명) 홈 관중을 달성하지 않았나. 팬들의 바람과 전력적인 측면 등이 어우러진 계약이 아닌가 싶다”고 웃었다.

 

왕좌를 향한 퍼즐이 하나씩 맞춰져가고 있다. 여전한 경쟁력을 뽐내는 최형우다. 통산 1군 타율이 0.310에 달한다. 최근 2년 연속 20홈런(22홈런-24홈런) 고지를 밟았다. 타자친화적인 라이온즈파크를 홈구장으로 쓴다면 파괴력은 더 커질 듯하다. 라이온즈파크서 뛰었던 2016시즌 타율 0.276, 31홈런 144점을 마크했다. 구자욱, 르윈 디아즈, 김영웅 등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요소다. 최형우는 “올해보다 나은 기록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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