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오의 볼륨미학] 종아리, 겨울에는 온열관리가 좋다? “의학적 처치와는 달라요”

겨울이 되면 유독 종아리가 더 단단하고 두꺼워 보인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두꺼운 외투에 가려진 상반신과 달리, 하체는 체감 온도 변화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면서 혈관 수축·근육 긴장·부종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특히 냉기 노출로 인해 하체 혈류가 떨어지면, 움직일수록 수축 압력이 커지고 돌아오는 혈류는 흐르지 못해 ‘단단한 종아리’가 된다. 

 

미용 커뮤니티에서는 겨울철 종아리 관리 팁을 묻는 사람이 많지만, 실제로 할 수 있는 관리와 할 수 없는 관리가 명확히 나뉜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생활 관리 팁은 온찜질, 반신욕, 종아리 스트레칭, 종아리 마사지, 보온 레깅스 착용 정도다. 이들은 모두 혈액순환을 돕고 부종을 줄이는 데는 도움을 준다.

 

실제로 따뜻한 열은 아래로 몰린 혈류를 다시 위로 끌어올리는 데 유리하며, 근육에 쌓인 젖산과 긴장을 풀어 통증 완화에도 효과가 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다. 이 모든 방법은 ‘종아리 크기를 줄이는 방법’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부기와 근육 긴장을 낮추는 관리법’에 가깝다는 것이다. 

 

특히 근육형 종아리의 경우, 아무리 온열 관리·스트레칭·마사지에 시간을 들여도 눈에 띄는 크기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종아리의 두께를 결정하는 구조적 요인은 대부분 근육량과 근육의 신경지배 방식에 있기 때문이다.

 

종아리가 굵어지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지방층이 두꺼운 지방형 ▲다리가 쉽게 붓는 부종형 ▲비복근과 가자미근이 과도하게 발달한 근육형이다. 이 가운데 생활관리만으로 개선이 거의 불가능한 유형은 단연 근육형이다. 

 

근육형 종아리는 운동량과 상관없이 선천적인 신경지배 패턴 때문에 쉽게 발달한다. 즉, 남들보다 동일한 움직임에서 훨씬 많은 근수축을 유발하는 패턴을 가지고 태어난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이유로 “겨울에 종아리가 왜 더 단단해 보일까?”라는 질문의 해답도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추운 환경이 근육의 반사적 긴장을 높이고, 짧아진 보폭이나 까치발 보행이 불가피하게 늘면서 종아리 근육이 과도하게 개입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근본적인 종아리 크기 개선을 원한다면 결국 의학적 접근을 고려하게 된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종아리알 축소술’의 선호도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단순히 미용 목적을 넘어, 바지핏·부츠핏·종아리 라인 개선 등이 전반적인 체형 균형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종아리알 축소술이 매우 단순한 시술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밀한 해부학 지식을 요구하는 고난도 시술이라는 점이다.

 

종아리 근육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하나의 큰 신경으로 조절되지 않는다. 비복근·가자미근을 움직이는 데는 여러 갈래의 잔신경가지이 얽혀 작용한다. 즉, 주요 신경만 차단하면 해결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잔신경가지들이 동시에 근육 수축을 유발하기 때문에, 이를 정확하게 탐지하지 못하면 효과가 떨어지거나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 종아리알 축소술의 성패는 잔신경가지 탐지 정확도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때 핵심 도구가 바로 혈류 초음파 검사다. 초음파는 단순히 신경의 위치만 찾는 장비가 아니다. 신경이 지나는 경로, 신경이 지배하는 근육의 움직임 패턴, 근육 내 혈류 변화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신경이 근육을 자극할 때 혈류 흐름이 변화하는 패턴을 분석하면, 어떤 신경이 실제로 종아리알을 만드는 주된 원인인지 식별할 수 있다. 

 

숙련된 의료진은 이 혈류 변화와 근육 진동 패턴을 동시에 보면서 정확한 잔신경가지만 선택적으로 차단한다. 이는 단순히 신경을 ‘끊는’ 개념이 아니라, 근육의 전체 기능을 고려해 과활성화되는 신경만 제어하고 정상적인 보행 기능은 보존하는 섬세한 과정이다.

 

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포인트가 있다. 종아리알은 한 부위만 과도하게 줄이면 오히려 보상근육이 발달하면서 전체 라인이 어색해질 수 있다. 예컨대 비복근을 일방적으로 줄여버리면 가자미근이 지나치게 개입해 ‘아래쪽만 튀어나온 종아리’가 만들 수 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종아리알 축소술은 “근육만 줄이는 시술”이 아니라, “근육의 기능 균형을 맞추는 시술”이어야 한다. 잔신경가지를 정밀하게 탐지하고, 근육 전체의 반응을 분석하며, 보행 패턴을 고려한 다각적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

 

결국 겨울철 종아리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방향 설정이다. 온열·스트레칭·마사지 같은 생활관리로 일상적인 부기나 뭉침을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근육형 종아리라면 생활관리로는 구조적 변화가 어렵다. 스스로 해결되지 않는 라인이라면, 종아리알 축소술 같은 의료적 옵션을 고려하는 것도 현실적 선택이다.

 

한승오 볼륨성형외과 원장, 정리=정희원 기자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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