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정확해졌지만, 그만큼 자주 멈춘다. 남자프로농구(KBL)는 2025∼2026시즌에 맞춰 비디오 판독 횟수와 범위를 확대하며 제도 개선에 나섰다. 판정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기술이 코트 위 판정을 적극적으로 보완하고 있지만, 동시에 늘어난 경기 시간과 흐름 단절이라는 새 고민도 드러나는 모양새다.
놓친 장면도 다시 잡아낸다. 코치 챌린지는 비디오 판독 신청을 의미한다. KBL은 올 시즌부터 비디오 판독과 파울 챌린지를 통합, 팀당 3회씩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오심을 줄이고 판정 시비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사무국의 의지가 반영된 변화다.
숫자만 봐도 효과는 뚜렷하다. 올 시즌 팀별 9경기씩 치른 1라운드 동안 코치 챌린지는 총 190회 신청됐고, 이 중 85차례 번복된 바 있다. 절반에 가까운 번복률(44.7%)을 기록했다. 코트 위에서 즉시 잡아내지 못한 판정이 적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 기간 17회 시도 중 10회(58.8%)에서 판정이 뒤바뀐 소노는 최고 번복률을 썼다. KT(52.6%), 한국가스공사(52.1%), LG(50%) 등이 그 뒤를 따랐다.
잘못된 판정을 경기 도중 바로잡을 수 있다는 건 분명 긍정적인 일이다. 다만 일각에선 “심판진 역량 개선이 더 우선돼야 한다”는 볼멘소리도 존재한다. 익명을 원한 A감독은 한숨을 내쉰 뒤 “다시 볼 수 있다는 건 좋지만, 그냥 처음부터 제대로 보면 되는 것 아닌가. 쉬운 판정들도 놓치는 게 문제”라고 꼬집기도 했다.
부수적인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점점 길어지고 있는 경기 시간이다. 지난 2024∼2025시즌 KBL 평균 경기 시간은 1시간53분을 마크했다. 올 시즌은 11분이 늘어 2시간4분을 기록 중이다. 가장 크게 늘어난 팀은 KCC다. 지난해 1시간47분이었던 평균 경기 시간이 올 시즌 2시간3분까지 늘었다. 비디오 판독은 정확성을 담보로 하지만, 그 과정에서 흐름이 끊기며 선수의 집중력은 물론 관중의 몰입도까지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빠른 공수전환에서 오는 특유의 속도감은 농구의 매력 중 하나다. 리듬을 타기 시작하면 단 몇 분 만에도 경기 흐름이 완전히 바뀌고, 몰아칠 때는 일순간 몰아치는 등 ‘템포’가 중요하다. 농구계 한 관계자는 “경기 흐름이 자꾸 끊기면 선수들 열기는 식고, 팬들도 지쳐간다”며 “농구가 가진 역동성과 몰입감까지 포기해선 안 된다. 리그 차원에서 오심을 줄이기 위한 또는 정심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더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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