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순재의 빈소에 금관문화훈장이 함께 놓이면서, 조문을 찾은 동료 배우들의 표정엔 한층 깊은 슬픔이 드리워졌다.
26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는 하얀 국화와 금관문화훈장이 자리해 고인의 긴 예술 인생을 기렸다.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방문한 배우들은 묵묵히 헌화하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장동건은 차분한 목소리로 고인을 회상했다. 그는 “생전 마지막에 하시던 공연을 보러 가기로 했는데, 건강 문제로 공연이 중단돼 뵙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이어 “현장에서 누구보다 열정적이셨다. 함께 촬영하면서 배운 점이 정말 많았다”고 고인의 열정을 떠올렸다. 장동건은 “이제는 좋은 곳에서 편히 쉬셨으면 한다”고 덧붙이며 자리를 지켰다.
예능 ‘꽃보다 할배’와 드라마 ‘개소리’에서 고인과 호흡을 맞췄던 김용건 역시 비통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개소리’가 마지막 작품이 될 줄 몰랐다. 어제도 방송으로 나오길래 생각이 참 많이 났다”며 “7개월 가까이 함께했던 순간들이 스쳐 지나간다. 편히 쉬십시오”라고 애도를 표했다.
코미디언 조세호는 평소 고인이 건넨 따뜻함을 기억했다. 그는 “뵐 때마다 인자한 미소로 대해주시던 분이었다”며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드리고, 그곳에서는 편안히 계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재석은 아무 말 없이 오랜 시간 영정을 바라본 뒤 조용히 빈소를 떠났다.
배우 박정수는 “장난기 많으셨던 목소리가 벌써 그립다”고, 김미숙은 “모든 후배의 스승 같은 분이었다”고 전했다. 故 김수미의 며느리 서효림은 “어머니와도 인연이 깊으셨다”며 눈물을 보였다.
연극·영화·드라마·예능을 넘나들며 70년 가까이 현역 배우로 살아온 고 이순재의 빈소 한쪽에는 금관문화훈장이 자리를 지켜 그의 업적을 상징하고 있었다.
발인은 27일 오전 6시 20분 거행되며, 장지는 경기 이천 에덴낙원이다. 조문은 26일에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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