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하다.
프로야구 한화가 또 한 번 스토브리그 ‘큰손’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과감하게 지갑을 열었다. 20일 강백호를 품었다. 4년간 계약금 50억, 연봉 30억, 옵션 20억 등 최대 100억원이다. ‘억’소리 나는 FA 시장. 그 가운데서도 세 자릿수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원소속팀 KT에서 비슷한 조건을 제시했음에도 강백호의 마음이 움직인 이유다. 강백호는 “한화가 나를 원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면서 “가치를 인정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스토브리그는 한화가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굵직한 계약들을 연이어 터트렸다. 외부영입만 살펴봐도 면면이 화려하다. 2022시즌 종료 후 채은성(6년 총액 90억원), 이태양(4년 25억원) 등을 영입한 것이 신호탄이다. 2023시즌을 마치곤 안치홍(키움·4+2년 72억원)과 손을 잡았으며 지난겨울엔 심우준(4년 50억원), 엄상백(4년 78억)과 한 배를 탔다. 올해는 강백호를 데려왔다. 필요하다 생각되면 확실히 대우, 영입 전쟁서 우위에 섰다.
이번 겨울엔 다소 잠잠한 듯했다. 일각에선 한화가 올해 한국시리즈(KS)까지 겪으면서 시즌을 늦게까지 치른 여파로 보기도 했다. 오프시즌을 다소 늦게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때를 기다렸던 것일까. 한화는 이번에도 공격적으로 움직였다. 당초 강백호는 메이저리그(MLB) 쇼케이스를 위해 20일 출국할 예정이었다. 이에 한화는 한 박자 더 빠르게 움직였다. 19일 2차 드래프트를 마친 뒤 만나 의사를 전달했고, 이튿날 오후 최종 조율 및 계약을 마쳤다.
물론 투자가 언제나 결실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한화는 앞서 2차 드래프트서 4명을 내줬다. 그 중에선 안치홍, 이태양 등 FA 영입 자원들도 있었다.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팀을 떠나게 됐다. 심지어 이들은 이번 포스트시즌(PS) 엔트리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리스크를 몸소 경험했음에도 전력 보강을 멈추지 않는 모습이다. 강백호는 한 방을 때려낼 수 있는 좌타자로, 홈런왕 출신 우완 거포 노시환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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