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점 만점에 200점 주고 싶어요.”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고민했다. 그 결과 ‘GO’ 버튼을 눌렀다. 신예 가드 강성욱(KT) 데뷔전을 치렀다. 19일 안양 정관장아레나에서 열린 정관장과의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2라운드 원정경기에 출격했다. 지난 14일 신인드래프트를 진행한 지 5일 만이다. 당시 KT는 1라운드(전체 8순위)로 강성욱의 이름을 불렀다. 신인은 각 팀의 17번째 경기부터 출전할 수 있다. 강성욱은 정확히 17번째 경기서 코트를 밟았다. 강성욱은 “살짝 얼떨떨하더라”고 말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문경은 KT 감독은 “어젯밤까지도 고민했다”고 귀띔했다. 아직 날 것 그대로다. 채워야할 것들이 많다. 승리를 위해 좀 더 확실한 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었다. 이유가 있다. 일단 KT는 이날 경기를 끝으로 약 2주간의 A매치 브레이크에 돌입한다. 문 감독은 “프로가 이런 곳이구나 느낀 후의 연습하는 것은 또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강성욱은 “하루 전 1군서 출전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웃었다.
‘에이스’ 김선형의 부재도 강성욱의 프로 시계를 앞당기는 데 일조했다. 문 감독은 “김선형의 ‘스페어 타이어’로 강성욱을 데려왔다”고 말했다. 김선형은 발뒤꿈치 부상으로 쉼표를 그리고 있다. 9일 소노와의 홈경기부터 불참 중이다. 이날 복귀전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생각보다 회복 속도가 더디다. 문 감독은 김선형의 몸 상태와 관련해 “부상 부위에 주사를 맞았는데 아직 흡수가 덜 된 것 같다”면서 “출전 의지를 강하지만 한 경기 더 쉬게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성욱은 일찌감치 큰 주목을 받은 대형 유망주 중 한 명이다. 로터리픽 후보로도 언급됐을 정도. 강동희 전 동부(DB 전신) 감독의 장남이기도 하다. 득점뿐 아니라 경기 운영, 어시스트 능력 등 다재다능하다. KT가 지명 후 만족감을 표한 배경이다. 문 감독은 “첫 인상은 살짝 무표정했는데, 센스가 있더라”면서 “어제오늘 두 번 훈련했는데, 뭔가 있을 것 같다. 또릿또릿한 면이 보이더라. 많은 것을 요구하진 않았다. 픽앤롤이나 하고 싶은 걸 하라 했다”고 귀띔했다.
처음부터 비중이 클 순 없다. 문 감독은 “많이 기용할 것은 아니다. 조엘 카굴랑안이 (잠깐씩) 쉴 때 잘 버텨주기만 해도 성공일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강성욱은 8분57초 동안 코트 위를 누비며 5득점 3어시스트 2리바운드를 마크했다. 생각보다 훨씬 더 임팩트 있는 활약이었다. 1쿼터엔 살짝 어색해하는 듯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몸이 풀린 듯했다. 문 감독은 “100점 만점에 200점 주고 싶다. 떨렸을 텐데 신인으로서 엄청난 활약을 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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