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정말 좋은 크로스를 올려 줬다.”
위기에 놓인 홍명보호를 승리로 이끈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이 활짝 웃었다. 이태석은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끝난 가나와의 11월 A매치 2번째 평가전 중 후반 18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덕분에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1-0 승리를 거뒀다. 이태석은 “올해 마지막 평가전에서 득점할 수 있어서 기쁘다. 득점으로 한 해를 잘 마무리할 수 있어서 좋다”고 미소 지었다.
이강인(PSG)의 환상적인 크로스 덕분이다. 이강인은 후반 18분 오른쪽 측면에서 왼발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크로스는 문전의 이태석에게 정확하게 배달됐다. 이태석은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편안하게 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이태석은 “내가 골을 넣을 수 있는 상황에서 (이)강인이 형이 정말 좋은 크로스를 올려 줬다. 선수들끼리 제가 강인이 형한테 밥을 사야 한다고 얘기했는데, 나중에 기회가 생기면 그렇게 하겠다”며 “예전 얘기지만 '날아라 슛돌이' 시절부터 함께 한 형과 대표팀에서 함께 뛰는 건 큰 영광이다. 형 덕분에 이렇게 함께 성과를 낼 수 있어서 의미가 깊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데뷔골을 넣는 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태석은 지난해 11월 쿠웨이트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5차전 원정 경기서 데뷔했다. 13경기 만에 첫 골을 넣었다. 이태석은 “데뷔골이라 너무 기분이 좋았다. 사실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을 못 해서 일단 코너 플래그 쪽으로 갔는데, 나름 잘 마무리한 것 같다”고 멋쩍게 웃었다.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 4강 주역인 이을용 전 경남FC 감독의 아들이다. ‘부자(父子) 축구 국가대표’ 계보를 이었다. 고(故) 김찬기-김석원, 차범근 전 감독-차두리 화성FC 감독을 이은 3호다. 이태석은 “집에 가서 아버지를 만나면 좋은 이야기를 해주실 것 같다”고 말했다.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이태석은 올여름 프로축구 K리그1 포항 스틸러스를 떠나 오스트리아 프로축구 아우스트리아 빈에 입단했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기량을 뽐냈다. 이태석은 “이적도 하고, 대표팀의 부름을 받아서 계속 경기를 뛸 수 있었던 올해는 정말 다사다난하면서도 뜻깊은 한 해”라며 “소속 팀에 돌아가서 부상 없이 경기에 출전하는 게 우선적인 목표다.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며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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