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악연 종지부’ 이상범호, 우리은행전 홈 27연패 마침표...선봉장에 선 박소희

 

사진=WKBL 제공

유망주 꼬리표를 뗀 박소희가 하나은행의 악연을 끊어내는 데 선봉에 섰다.

 

 여자프로농구(WKBL) 하나은행은 최근 5시즌 간 플레이오프(PO)에 딱 한 번 진출했다. 새 시즌을 앞두고 남자프로농구(KBL) 우승 사령탑 이상범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시선은 달라지지 않았다. 개막 전 WKBL이 진행한 우승팀 투표에서 미디어로부터 단 한 표도 얻지 못했다. 

 

 시즌 첫 판부터 악연을 만났다. 하나은행은 전통의 강호 우리은행을 상대로 2015년 11월30일부터 10년간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우려의 목소리 속에 뚜껑을 열었다. 기우였다. 지난 17일 부천체육관에서 끝난 우리은행과의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홈 개막전에서 66-45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우리은행전 홈 27연패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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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 차 박소희가 선봉장에 섰다. 이날 27분24초를 뛰며 14점 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3점슛은 물론 상대의 타이밍을 뺏는 스텝으로 자신 있게 레이업을 성공했다. 수비에서도 강하게 상대를 압박했고, 적극적인 박스아웃으로 공격리바운드만 4개를 걷어냈다. 승부처에서 언니들에게 의존했던 과거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아픈 손가락 중 하나다. 박소희는 2021~2022 여자프로농구(WKBL) 신입선수선발회에서 전체 2순위로 하나은행의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 두 번째 시즌 26경기에 출전해 평균 4.4점을 기록하며 신인선수상을 안았다. 이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지난 2시즌간 정체기를 겪었다. 주전으로 평균 20분 이상 뛰었지만, 팀의 부상 공백과 경험치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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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개적인 질책도 받았다. 이 감독은 지난 9월 박신자컵에서 “선수가 없어 그 시간을 채우는 선수일 뿐”이라며 “설렁설렁하고 제 몫을 다하지 못하면 안 된다. 4년 동안 실력도 늘지 않았다.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함께 농구할 수 없다”고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성장을 위해 달린다. 박소희는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훈련량을 믿었다”며 “하루하루 안 힘든 날이 없었다. 너무 힘들었지만, 훈련량을 믿고 뛰니 잘 풀린 것 같다. 지난 시즌 팬들에게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번에는 정말 많이 준비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만년 유망주’ 꼬리표를 떼고 진짜 경쟁에 나설 준비를 마친 박소희에게 시선이 쏠린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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