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아 보고 있나" 김수지, 블로킹 5개 포함 시즌 최다 득점… 흥국생명, 정관장에 셧아웃

흥국생명 미들블로커 김수지는 1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치른 정관장과의 2025∼2026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홈경기에서 머리끈을 정리하고 있다. KOVO 제공

 

흥국생명 미들블로커 김수지는 1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치른 정관장과의 2025∼2026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홈경기에서 득점을 올리자 레베카, 서채현 등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KOVO 제공

베테랑 김수진가 절친 김연경이 지켜보는 가운데 맹활약을 펼치며 오랜만에 ‘높이’ 배구를 선보였다.

 

 흥국생명 센터 김수지는 1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치른 정관장과의 2025∼2026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홈경기에서 블로킹만 5개를 기록하는 등 9득점을 올려 팀의 세트스코어 3-0(25-16 25-14 25-20) 승리를 이끌었다.

 

 흥국생명은 이날 승리로 승점 10(3승5패)를 기록하며 5위로 순위를 한계단 끌어올렸다. 김수지는 이날 9득점을 올리며 시즌 개인 한경기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일방적인 경기였다. 정관장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외국인 선수 자네테가 지난 13일 새벽 부친상 소식을 듣고, 곧바로 이탈리아로 떠났다”며 “20일 귀국해 복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나. 공감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힘들 것”이라며 “자네테 선수가 조금이라도 힘을 내려면 우리가 좋은 경기를 해야 한다.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면 조금은 자네테 선수에게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으로 해보자는 메시지를 선수들에게 전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경기는 고 감독의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자네테의 공백, 팀 전체가 흔들렸다. 이날 세터로 나선 김채나와 최서현은 공격의 주요 루트가 사라지다보니 갈피를 잡지 못하고 볼을 띄우는 데 급급했다. 레베카, 김수지가 버티고 있는 높은 벽을 넘어서는 데 한계를 보였고, 이에 팀 전체 자신감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흥국생명은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특히 김수지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을 앞두고 FA 영입한 이다현과 피치로 이어지는 미들블로커진을 구축했고, 베테랑 김수지가 백업하는 시스템이다. 다만 이다현이 부상으로 전경기에 이어 이날 경기도 출전하지 못하면서 김수지가 선발 출전했다.

 

 1세트부터 진한 존재감을 보였다. 15-13으로 근소하게 리드를 지키는 상황에서 상대 전다빈의 오픈공격을 블로킹하며 추격의 찬물을 끼얹었고, 이어 16-14에서도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점수 차를 벌렸다. 김수지의 득점 이후 기세를 탄 흥국생명은 레베카의 맹폭을 더해 승기를 잡았다. 김수지는 2세트에도 중요한 순간마다 상대 공격을 막아내는 등 블로킹 2개 포함 4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요시하라 토모코 흥국생명 감독은 “베테랑다운 플레이를 보여줬다. 팀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도 동료들을 잘 잡아줬다”면서 “오늘 경기에서 ‘김수지가 없었다면 어떻게 할뻔했나’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는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서 맹활약 중인 김연경 흥국생명 어드바이저가 직접 경기장을 찾아 팀과 절친 김수지를 응원했다. 김수지는 “연경이가 경기장에 찾아와주면 항상 좋다. 나도 좋지만, 팬들도 좋아하실 것 같다. 자주 와주면 좋겠다”며 “지난 시즌에는 연경이가 있어 의지할 수 있었다. 지금은 혼자지만, 팀 동료들이 잘 따라와주고 있어 힘을 얻는 것 같다”고 웃었다. 

 

인천=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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